세월의 빠름을 어느 중국 시인은 "아침에 푸른 실 같던 머리가 저녁에는 백발이 되었더라"고 읊었습니다. 늘 어리게만 보이던 아들이 어느새 취직을 했습니다.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올해 대학을 졸업하고 어려운 취직문도 거뜬히 뚫고 아들은 지금 지리산에 있는 연수원에서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좋은 일로 잠시 떨어져 있지만 이제 험난한 사회생활에 첫 발을 디딘 아들이 너무 보고 싶어 한 자 적어 보았습니다.
"보고 싶은 아들 희승아.
작년에 할머니가 팔을 다치시는 바람에 집안일을 못 하시게 되어 네가 엄마의 수고를 덜어주느라 무척 많이 도와 주었지. 아침마다 설거지도 해주고 집에서 멀리 떨어진 우물에서 물도 길러주었어. 방앗간에서 떡가래를 해다 놓으면 떡국용으로 잘도 썰어 주었지. 그래서 엄마는 착한 우리 아들에게 '한석봉'이라는 별명도 지어주었고…. 회사에 다니는 엄마의 힘을 덜어 주느라 늘 신경써 주는 착한 아들을 보면 엄마는 너무 고맙고 대견스러웠단다.
희승아, 학교에 다닐 때는 용돈 한 번 넉넉하게 주지 못했어도 너희들은 한 마디 불평·불만도 않고 구김살 없이 자라주었지. 그래서 너희들이 대견스럽고, 생활이 어려워도 항상 행복하단다.
희승아, 대학 졸업을 축하한다. 게다가 요즘 그렇게 어렵다는 취직문도 무사히 넘어 좋은 회사에서 일하게 되다니 너무 너무 축하한다. 봄이지만 연수교육을 받는 지리산은 아직도 많이 춥지? 하루 빨리 돌아와 건강한 얼굴을 보여주기 바란다.
희승아, 너는 이제 연수교육을 마치면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디게 된다. 사회는 이제껏 네가 경험해 온 학교와는 무척 다른 곳이라는 사실은 너도 알고 있겠지. 인생을 살다 보면 어려운 일도 많이 겪게 될 거야. 하지만 그 때마다 지혜를 발휘해서 융통성 있게 대처하기를 바란다. 희승이 주변에 늘 영광과 행운이 같이 하기를 기원한다." /hope5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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