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형제들에게 불법자금을 전달한 단서를 특검팀이 포착했으나 당사자들의 기발하고도 황당한 해명으로 수사망을 빠져나간 것으로 26일 전해졌다.특검팀은 최근 최씨 동생이 지난해 5월 2,000만원을 모 은행 계좌에 입금한 사실을 확인, 동생을 소환 조사했다.
유흥업소 웨이터로 일하는 그의 소득수준을 고려할 때 정상적인 돈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 그러나 최씨 동생은 "15년 동안 손님들이 준 팁을 상자에 넣어 보관해오다 입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돈을 왜 진작 은행에 넣지 않았느냐"는 추궁에 그는 "금융사고가 생길지 몰라 가지고 있었다"고 피해나갔다. 기가 찬 특검팀이 "10년 이상 상자에 넣어 뒀는데 돈이 썩지도 않았느냐"고 묻자, 동생은 "그래서 참숯을 넣어 보관했다"고 되받아쳐, 수사관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결국 특검팀은 물증이 없어 2,000만원 부분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
한편 특검팀은 31일 오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공식 수사일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최씨에 대해 건설업체 등으로부터 불법자금 4억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키로 했으며, 양길승씨 주변 인사들이 광주지역에서 1억여원을 모금한 부분은 대검으로 이첩할 계획이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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