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옥죄는 秋 버티는 趙 "정면충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옥죄는 秋 버티는 趙 "정면충돌"

입력
2004.03.27 00:00
0 0

'조순형 대표의 퇴진이냐, 제2의 분당이냐.'창당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은 민주당이 조 대표의 선택에 따라 운명이 결정지어질 상황을 맞았다. 26일 추미애 의원이 성명과 기자회견을 통해 조 대표의 사퇴를 공개 압박하고, 조 대표는 "추 의원은 위선적 가면을 벗으라"고 맞받는 등 양측은 일단 제 갈 길을 가겠다는 분위기다. 사실상 조·추 담판은 불가능한 상태로 비쳐진다.

추 의원은 이날 "대표가 결단하면 민주당이 씻김굿하고 첫걸음을 떼는 전제가 성립된다"고 말해 조 대표의 퇴진을 당 정상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추 의원에 앞서 소장파 의원과 수도권 호남 공천자들도 이날 하루 종일 조 대표의 퇴진을 압박하는 릴레이 기자회견을 가졌다. 90여명에 이르는 반(反)조 대표측 인사들은 "27일까지 조 대표 퇴진과 비대위 구성이 이뤄지지 않으면 탈당과 공천을 반납하겠다"고 배수진을 쳐 추 의원에게 힘을 실었다. 삭발 단식 농성중인 설훈 의원은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탈당하고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조 대표는 당에 나오지 않은 채 "물러나는 것만이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다"고 완강한 입장을 고수했다. 추 의원의 기자회견에 대해 이승희 대변인은 "조 대표의 뜻"이라며 "당을 모독하고 왜곡하는 행위"라고 정면으로 공격했다. 이 대변인은 "당직자 선동은 정치인 자격을 상실한 것"이라는 험한 말도 했다. 당장 "조 대표측이 일부 중진들의 지원을 발판 삼아 사실상 추 의원을 배제하고 당을 꾸려나가기로 작심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박상천 김상현 김중권 상임고문 등 민주당 상임고문단 6명과 조 대표는 이날 오후 "추 의원은 27일까지 선대위원장을 맡아 당 단합과 총선승리에 나서달라"고 최후통첩을 보냈었다. 하지만 추 의원의 기자회견으로 사실상 결별 수순에 들어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 대표측은 "29일 선대위가 출범하지 못하면 공천자 대회 없이 개별적으로 공천장을 주겠다"는 방침까지 세웠다.

결국 소장파 의원과 공천 후보들이 향후 행로를 결정할 27일이 민주당 내분 사태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 대표 등 당 지도부가 기선 제압을 위해 이미 공천 후보들에 대한 개별 압박과 설득에 들어갔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조 대표가 거센 저항에도 불구하고 버티는 이유는 대통령 탄핵에 대한 소신과 원칙 때문이라는 게 주변의 관측이다. 추 의원이 한·민 공조와 탄핵안 주도에 대해 사과한 것과 달리 조 대표는 "탄핵 철회나 대국민 사과를 할 경우 당의 정체성이나 탄핵 정당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전혀 물러설 뜻이 없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