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신흥주공아파트에 사는 K씨의 직장은 12㎞ 떨어진 판교신도시의 벤처단지. 자가용으로 출근할 때마다 정체가 심한 수정로를 거쳐 성남대로의 모란, 분당 서현역교차로를 거쳐 가느라 짜증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하지만 경전철을 이용하고부터는 출퇴근 전쟁에서 완전히 탈출했다. 자가용으로 30∼40분 걸리던 출근시간이 20분 미만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자가용을 타고 출근하더라도 경전철 때문에 교통량이 줄어 예전 같은 교통정체는 없어졌다. 10년쯤 후 성남시의 확 달라진 풍경이다.경전철 3개노선 신설
성남시가 2010년대 초반까지 경전철을 건설한다. 성남시는 최근 사업비 1조7,000억원을 들여 경전철 3개노선(총연장 35.9㎞)을 신설하는 신교통구상안을 발표했다. 시는 이미 4억8,000만원을 들여 사업신청을 위한 타당성조사에 착수한 상태.
시가 계획한 제1노선은 지하철 8호선 산성역∼시청앞∼분당선 태평역∼모란∼상대원공단에 이르는 9.44㎞로 기존 시가지 구간을 운행한다. 제2노선은 판교신도시∼신분당선 판교역∼매화마을∼도촌지구∼단대오거리∼산성동사무소에 이르는 10.58㎞로 구시가지와 판교, 분당신도시를 연결하게 된다. 제3노선은 판교역∼서현로∼분당로∼분당선 미금역에 이르는 15.87㎞. 돌마교 남단에서 분당선 오리역까지의 분선도 설치된다. 구·신시가지를 연결하는 이 경전철이 완공되면 시민들은 버스나 택시를 탈 일이 없어질지도 모른다.
민자유치가 관건, 사업성은 높아
40여개국에서 이미 이용하고 있는 경전철은 지하철과 버스의 장점을 결합한 차세대 교통수단. 오염배출이 없어 환경친화적인데다 건설비가 지하철에 비해 훨씬 싸다는 것이 장점이다. 국내에서도 내년 4월께 용인시 경전철이 착공에 들어가는 등 성남시외에 6개시가 경전철 도입을 준비중이다.
성남시는 1조7,000억원이나 되는 사업비를 걸림돌로 생각하고 있지만 조달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성남시 진광용 도로과장은 "경전철은 짧은 거리를 운행해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민자유치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성남시의 경우 판교신도시, 도촌동 개발 등으로 시 인구가 110만명을 넘어서고 경전철이 3개 지하철노선과 연계되는 만큼 사업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기대효과 무궁무진
성남시가 경전철 도입에 나선 것은 성남을 앞으로도 살고 싶은 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다. 1가구 2차량이 일반화되면 기존 도로만 갖고는 대처가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시는 경전철 도입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통난이 해소돼 출퇴근 및 주거환경이 좋아지면 서울 강남 등으로 부터의 인구유입 효과가 커지고, 이에 따라 재정자립도가 높아지면 복지사업에 더 많이 투자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시 관계자는 "교통난에 시달리는 많은 도시들이 앞으로 경전철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나설 것"이라면서 "20년후를 내다본다는 생각으로 경전철 사업을 신중하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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