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신임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의 옛 중소기업종합전시장 부지에 마련된 천막 당사 회의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했다.―탄핵 철회를 주장한 당의 수도권 출마자들을 어떻게 할 생각인가.
"만나겠다. 전국 출마자들의 위기감을 이해하지만,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조용히 기다린다는 약속을 지키겠다."
―총선에서 당 지지율 목표는.
"높을수록 좋다.(웃음) 우리의 진심이 전달될 수 있도록 변하는 데 당의 생사가 달려 있다."
―열린우리당의 지지율 폭등을 막을 방법이 있나.
"탄핵이 법 절차에 따라 진행된 일이며, 법에 따라 매듭짓는 것이 민주주의 확립을 위해 중요하다는 점을 국민이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대통령이 법을 어긴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게 탄핵의 근본 이유다. 헌재 결정 전에 마구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것은 법치를 무시하는 행위다."
―선대위 구성은 어떻게 하나.
"가능하면 25일 중이라도 구성하겠다. 그런데 우리가 원하는 외부인사를 모시기가 참 쉽지 않다. 내가 선대위원장을 맡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등 돌린 국민의 마음을 열려면 박 대표가 눈물을 보여야 한다는 주문도 있는데.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하도 많이 울어서 눈물이 나지 않는다."(웃음)
―여권에서 '공주' '3공 회귀' 등 박 대표를 폄하하는 말이 나온다.
"요즘 세상에 공주가 어디 있나. 청와대에서 나온 지 수 십년이 지났다. 3공 이미지가 나쁜 건가. 그 시대에서 잘한 것은 계승하고 잘못된 것은 고치는 게 중요하다. 무 자르듯 다 자르면 코드 인사 밖에 더 남겠나."
―지난 대선 전에 미래연합을 운영하다가 진 빚이 10억원을 넘는데.
"해결하려고 하는데 건물 등을 팔려고 내놓아도 사가는 사람이 없다. 한나라당과 합당하면서 한 푼도 받지 않았다는 게 밝혀짐으로써 정치개혁에 일조했다는 생각이다."
―'차떼기 당'의 오명을 어떻게 씻을 것인가.
"부패척결 의지를 실천으로 보이겠다. 그리고 대통령도 '10분의 1' 발언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티코, 벤츠 운운이 말이 되나. 3개 훔치면 죄가 아니고, 6개면 죄라는 발상이 법치를 무시한 것이다. 불법자금을 야당의 10분의 1 이상 쓴 게 드러났는데 흐지부지하면 안 된다. 말을 잘못한 것, 법을 어긴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대통령이나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을 만날 의향이 있나.
"못 만날 이유가 없다. 여권이 전략적으로 탄핵 정국을 몰고 가는 것은 국가적 불행이다. 총선은 지역발전에 기여할 인재를 뽑는 것인데 친노, 반노로 나뉘어 한쪽이 다 국회에 들어가면 나라가 어떻게 되겠나."
―최병렬 전대표의 전국구 공천여부가 관심이다. 전국구 후보를 전원 신인으로 교체한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나.
"국민이 하나하나의 당 결정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처음부터 약속을 안 지키면 당의 거듭남은 끝나는 것이다."
―총선을 잘 돌파하면 대권에 도전할 생각인가.
"자리를 목표로 정치를 하지 않는다는 말씀을 여러 번 드렸다."
―개헌 문제에 대한 입장은.
"대통령 4년중임제 개헌을 총선 공약으로 제시하는 방안을 당내에서 검토하겠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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