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기불황 속에서도 한국 경제의 고임금 구조가 심화하면서 우리나라 근로자의 실질 임금 상승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 중 가장 높았으며, 이에 따라 한국 근로자의 구매력 기준 임금이 사상 최초로 미국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24일 재정경제부가 입수한 OECD의 '각국의 임금과 세금(Taxing Wages)'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2,446만7,930원으로 2002년에 비해 6.9%나 올랐으며,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임금상승률은 3.0%에 달했다. 또 각국의 물가수준을 고려한 '구매력 기준 환율'로 평가할 경우 한국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3만3,620달러에 달해, 지난해 임금 상승률이 3.4%에 그친 미국(3만3,459달러)을 넘어섰다. 우리나라의 구매력 기준 임금이 미국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2003년에도 한국 근로자의 임금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한국은 미국은 물론 일본(2만9,975달러), 영국(3만947달러), 프랑스(2만4,394달러) 등 주요 선진국을 제치고 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8번째로 임금 수준이 높은 나라가 됐다. 그러나 구매력 대신 실질 환율로 평가한 우리나라 근로자의 임금은 1만9,776달러로 미국, 일본(3만4,748달러) 등에 비해 낮았다.
우리나라는 또 근로자 평균 임금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1.97배로 미국(0.92배), 일본(1.11배) 등에 비해 월등히 높아 경제력이나 물가수준을 고려했을 때 주요 경쟁국에 비해 임금부문의 경쟁력이 크게 뒤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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