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복병' 말레이시아를 꺾고 아테네행의 8부 능선을 넘었다.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은 24일 페탈링자야 MPPJ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04아테네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3차전에서 고전 끝에 조재진의 페널티킥 결승골에 힘입어 말레이시아를 1―0으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이로써 승점 9를 기록한 한국은 이란(1승1패·승점 3), 중국(1무1패·승점 1)을 크게 앞서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아테네행이 확실시된다. 한국은 말레이시아와 역대전적서 4승1무를 기록했다.
한국은 올림픽예선 들어 처음으로 최성국(울산)―조재진(수원)―최태욱(인천)을 앞세운 3―4―3 전형으로 나섰지만 초반 공격의 활로를 뚫는데 애를 먹었다. 최성국의 중거리슛으로 포문을 연 한국은 김동진, 조재진, 조병국이 머리와 발로 잇달아 말레이시아 문전을 두드렸지만 위력적이지는 못했다.
오히려 미드필드에서 불필요한 횡패스가 끊기면서 역습찬스를 허용하는 등 중반이후 수세에 몰리기도 했다. 라잔의 오른쪽 측면돌파에 이어 아크말로 이어지는 말레이시아의 공격은 위협적이었다. 우리 수비들은 상대의 스피드와 발재간에 허둥대는 등 수비에서 몇 차례 불안감을 드러냈다. 좌우 측면돌파가 살아나지 않아 고전했던 한국은 최성국과 조재진의 콤비플레이로 한 두 차례 중앙돌파를 통해 찬스를 만들었으나 골과는 거리가 멀었다.
고대하던 골은 43분 터졌다. 페널티지역 안에서 수비수 조병국이 돌파를 시도하던 중 상대 노리샴이 태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조재진은 침착하게 오른발로 차넣어 골네트를 갈랐다. 한국은 전반 슈팅수에서 7대4로 앞섰지만 유독 홈경기에 강한 말레이시아의 개인기에 말려 경기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한국은 후반 들어 체력이 떨어지며 발걸음이 무거워진 말레이시아를 몰아부쳤다. 최성국의 발끝에서 시작된 공격은 최태욱이나 조재진, 김두현의 슛으로 이어졌으나 골로 연결시키지는 못했다. 오승범과 최원권의 슛이 잇달아 골대를 빗나갔고, 박용호의 헤딩이 크로스바를 비껴가는 등 공세의 수위를 높였지만 좀처럼 골문을 열지 못했다.
한국은 이후 라잔의 측면돌파와 파들리의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수 차례 위기를 맞았으나 골키퍼 김영광의 선방으로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 특히 종료직전 조재진은 불필요한 슛으로 경고를 받아 퇴장을 당했다. 한국은 비록 3연승을 달렸으나 3경기서 3골밖에 뽑아내지 못해 골결정력 부재가 여전한 숙제로 남았다. 한국은 4월14일 수원에서 말레이시아와 4차전을 갖는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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