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탁구를 풍미했던 김택수(34·KT&G·세계랭킹 21위·사진)가 지도자로 거듭난다.김택수는 8월 열리는 2004아테네올림픽 남자탁구 국가대표팀 코치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호쾌한 파워 드라이브를 무기로 1990년 한국 남자탁구를 화려하게 꽃피웠던 김택수는 88서울올림픽 단식 금메달리스트 유남규(농심삼다수 코치)로부터 대표팀 코치 바통을 넘겨 받는다.
김택수는 광주 숭일고 3학년이던 87년 태극마크를 단 뒤 17년 가까이 한국 남자탁구의 지지않는 영웅이었다. 국가대표 초창기엔 김기택 안재형 유남규 등의 활약에 묻히기도 했으나 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때는 '부상투혼'으로 단체결승 북한전에서 세 경기를 연거푸 따내며 주목을 받았다.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온 건 92바르셀로나올림픽. 허리부상으로 왕좌에서 내려온 유남규를 대신해 올림픽단식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98방콕아시안게임에선 중국의 쟁쟁한 강호들을 꺾고 단식에서 우승해 '아시아 지존'에 올랐다.
시련도 찾아왔다. 2001년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준결승에서 중국 류궈정에게 역전패 당해 "다 이긴 경기를 망쳤다"는 오명을 썼고 슬럼프와 체력 저하로 후배인 오상은(세계 16위)과 유승민(삼성카드·세계 9위)에게 국내 1인자 자리도 내줘야 했다.
현역 최고령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출전(4번째) 최종 선발전에서 다시 정상에 오르고 이 달 초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두 번 나와 모두 3―0으로 이기는 등 재기를 꿈꿨던 김택수는 "힘도 떨어지고 부상도 심해 미련 없이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고 싶다"는 심경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고찬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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