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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문화기행이 찾은 맛집 /순천 진일기사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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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문화기행이 찾은 맛집 /순천 진일기사식당

입력
2004.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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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음식은 푸짐한 인심으로 유명하다. '남는 것을 다 어떻게 하나'라고 아까워할 정도로 반찬이 많이 나온다. 모자라면 한 그릇 더 내는 것은 기본이다.또 기사식당은 맛에서 공인받은 곳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다. 예로부터 가장 기동력이 좋은 사람들, 즉 운전기사들은 맛없는 집은 절대 찾지 않았다. 성업중인 기사식당은 일단 맛에서 합격점을 받았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남도의 기사식당'은 어떤 곳일까. 당연히 두 가지를 모두 겸비한 식당이다. 진일기사식당(순천시 승주읍 신성리, 061-754-5320)이 대표적인 곳이다. 20년째 한 곳에서 영업을 해오고 있는 이 식당의 메뉴는 단순하다. 김치찌개 가정식 백반이다.

일단 기본 반찬이 먼저 나온다. 된장국까지 합하면 무려 16가지. 갓김치, 파김치, 열무김치, 묵은 김치 등 김치 종류만 4가지이다. 하나 같이 맛이 독특하다. 호남의 진한 젓갈과 어우러진 김치 단 한 가지만으로도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기에 충분하다. 가자미 구이, 계란찜, 꽃게무침, 버섯나물, 젓갈 등등이 김치를 보좌한다.

상 위의 좌장은 역시 김치찌개이다. 손잡이가 달린 넓적한 프라이팬에 신김치를 쭉쭉 찢어 넣고 비계가 두툼한 돼지고기를 넣어 끓였다. 1인분에 5,000원.

식당의 어른은 올해 70세를 맞은 배일순 할머니이다. 된장도 직접 담그고 시래기도 손수 말리는 등 음식준비를 직접 하는 것이 음식맛의 비결이라고 한다. 손맛 만큼 중요한 것은 초심을 유지하려는 노력이다. 개업 당시부터 단골이라는 한 손님은 "그 때나 지금이나 음식 맛과 인심이 한결같다"고 이 식당을 찾는 이유를 말한다.

찾기도 쉽다. 승주IC에서 빠져 선암사로 들어가는 길로 접어들면 바로 보인다. 예전에는 이 식당 옆이 IC였다. 이제는 폐쇄되고 아스팔트 도로는 그냥 남아있다. 천혜의 주차장이다. 승용차 100대 정도를 수용할 수 있다.

/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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