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를 사면 똥을 드립니다."믿을 수 없을 만큼 황당한 얘기지만 실제다. 물론 진짜 똥을 주는 것은 아니고 얼핏 보면 그렇게 보이는 모형품이다.
이 엽기 사은품이 딸려 있는 DVD가 바로 '잭애스 특별판(SE)'. 미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을 만큼 인기 있었던 이 작품은 스턴트맨들이 팬티 바람으로 번지점프를 하고 변기 가게에서 배설을 하는 등 엽기 행각을 영상으로 담아냈다. 따지고 보면 영화와 사은품이 절묘하게 어울리는 셈이다. 모형품 설명서에는 "다이어트용 또는 친구 생일케이크 위에 얹어 놓으면 당신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써있다.
토속 무당들의 삶의 궤적을 담은 기록영화 '영매' DVD도 이달 말 출시를 앞두고 소원성취와 행운을 비는 부적 3종을 특별사은품으로 내걸었다. 동사무소 여직원의 영어공부를 소재로 한 코미디영화 '영어완전정복' DVD는 실제 영어단어집을 선물로 준다.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대장금'의 두 번째 DVD 박스세트에는 체했을 경우 응급용으로 쓸 수 있는 가정용 사혈침 세트가 들어있다. DVD를 보면서 이제는 침술공부까지 해야 될 판이다.
금고털이를 주인공으로 한 '이탈리안 잡' DVD는 1969년 영국판과 지난해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한 영화 2가지를 묶은 박스세트에 미니금고를 특별 선물로 증정했다. 한정된 수량만 금고가 공급돼 DVD보다 사은품을 더 찾았을 만큼 인기를 끌었다. 감독판으로 재편집하고 뛰어난 화질과 음향, 서플먼트(부가영상)를 새로 담아 9장의 DVD로 선보인 '에이리언 SE 4부작 박스세트'도 '페이스 허거'라는 에이리언 인형을 사은품으로 주었는데 이 역시 꽤 엽기적이다. 이 인형을 물에 넣으면 에이리언이 실제 번식하는 것처럼 원래 크기보다 2∼3배 이상 부풀고 점액질처럼 끈적끈적해지기 때문.
'아메리칸 파이3' DVD 예약 구매자 500명에게는 일본에서 수입한 일명 오르가슴 콘돔을 선착순으로 증정할 예정이다.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에는 영화에 등장한 야한 춘화집을 넣은 한정판 DVD를 발매했는데, 출시일에 전량 품절되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이처럼 튀어야 사는 이색 엽기 마케팅은 어쩌면 내수 침체로 DVD 구매마저 위축된 사회분위기를 반증한다. 물론 DVD 마니아들도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사은품을 주는 DVD를 더 좋아한다.
다음달 초 DVD로 나올 '매트릭스3 레볼루션'은 영화 분위기와 딱 맞는 수입제 메탈 케이스 3,333개를 선착순 사은품으로 걸었는데 불과 2, 3일만에 품절돼 지금은 구할 수도 없는 형편. 세계적으로 공인인증서까지 주는 10만원 상당의 '쉰들러 리스트 콜렉터스 기프트세트'는 국내에서 90세트만 예약을 받았는데 1,800명이나 몰려 20대1의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어찌보면 제사보다 젯밥에 더 신경쓰는 기현상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기발한 아이디어에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
/DVD칼럼니스트 kim@journali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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