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최대 무장조직 하마스의 정신적 지도자인 셰이크 아흐마드 야신(66·사진)이 22일 이스라엘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1987년 하마스를 창설한 야신은 지금까지 이스라엘에 의해 살해된 팔레스타인측 최고위 인사여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유혈분쟁이 한층 격화할 전망이며 중동 전체가 피의 보복전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이 주도하는 단계적 중동평화안(로드맵)도 좌초할 위기에 처했다. ★관련기사 A15면
하마스측은 야신이 이날 새벽 가자지구 내 가자시티의 이슬람사원을 나와 차에 오르던 중 이스라엘군 헬리콥터가 쏜 미사일에 맞아 그 자리에서 숨졌다고 발표했다. 이 공격으로 야신 외에도 경호원과 행인 등 7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부상했다.
하마스 지도부와 산하 무장조직들은 즉각 "피의 보복"을 선언했고 시민 수만명도 거리로 뛰쳐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복수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하마스는 "전쟁이 시작됐다"며 "곧 이스라엘인 수백명을 살해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스라엘은 야신이 14일 팔레스타인 10대 소년 2명의 자폭 공격을 비롯해 자폭 테러를 선동·고무했다고 주장해 왔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야신 암살에 성공한 군대를 치하하고 하마스와의 지속적인 투쟁을 다짐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의 모든 국경을 폐쇄해 팔레스타인측의 보복 공격에 대비하고, 이집트와의 국경도 봉쇄했다. 벨기에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외무장관 회담에서는 "야신 암살은 중대한 국제법 위반 행위"라는 긴급 비난 성명을 채택했다. 한편 미국 유엔 EU 러시아 등 중동평화 로드맵 후원 4개국 특사가 22일 카이로 미국 대사관에서 긴급회동을 갖는다고 이집트 정부가 밝혔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