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라인의 배후 공간을 노려라'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을 이끄는 김호곤 감독이 24일 '복병' 말레이시아와의 2004아테네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3차전을 앞두고 찾아낸 필승해법이다.
중국과 말레이시아전의 경기를 관전한 박경훈 코치로부터 상세한 보고를 듣고 말레이시아 전력을 면밀히 분석한 김 감독은 22일 "포백라인의 좌우 측면 수비수들의 스피드가 떨어지는 허점이 있는 만큼 이들의 뒷공간을 집중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또 이날 약체 말레이시아가 '선수비 후역습'으로 나올 것을 감안, 상대가 공세에 나설 때 강한 압박으로 볼을 가로챈 뒤 되받아 치는 공격 패턴을 집중 훈련시켰다. 미드필더와 수비진이 공격에 나선 상대의 볼을 뺏는 즉시 긴 패스나 빠른 패스로 볼을 상대의 좌우 뒷공간으로 연결하면 최태욱이 침투해 위협적인 크로스패스를 날리고, 조재진이 마무리하는 패턴이다. 최성국은 "감독님이 역습해 올 때 좌우 뒷공간을 노려 다시 역습할 것과 수시로 최태욱과 자리를 바꿔 가며 상대 수비를 교란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박경훈 코치는 "골잡이 아크말 리잘 라크리와 오른쪽 미드필더 리잔 코완이 핵심 선수"라며 "리잔이 측면에 침투해 크로스를 올리면 아크말이 마무리하는 것이 주요 공격 루트"라고 설명했다. 박 코치는 리잔의 마크맨으로 기용될 김동진과 상대 투톱을 마크할 수비수 김치곤, 박재홍에게 이들의 장단점을 주지시켰다.
김 감독은 또 세트플레이의 세기를 강화해 대량 득점을 노릴 계획이다. 상대 선수들이 스피드와 개인기는 좋지만 체격이 왜소한 탓에 이란과 중국전에서 세트플레이에 잇달아 실점하는 등 장신을 이용한 세트플레이에 취약점을 보였기 때문.
그러나 한국팀의 승패에는 무더위와 잔디 적응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몇 차례 연습을 지켜 본 김감독은 무더위보다는 미끄러운 동남아 잔디가 더 어려운 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카우그래스(Cow grass)'라고 불리는 잔디는 유럽형 잔디보다 잎이 더 넓고 두툼하며 표면이 반질반질해 볼이 그라운드에 닿는 순간 미끄러지듯 가속도가 붙고 바운드도 불규칙적이서 볼컨트를 하기가 어렵다는 것. GK 김영광은 "볼이 바운드된 뒤 갑자기 날라오기 때문에 곤혹스럽고, 잔디가 울퉁불퉁해서 바운드되어서 오는 낮은 중거리슛을 막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김호곤 감독은 "한낮 기온은 섭씨 34도까지 올라가는 찜통 더위지만 저녁에는 생각보다 덥지 않다"며 "이런 기온에서는 몸이 빨리 풀리기 때문에 선수들에게는 더 낫다"고 말했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