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高建)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행체제가 끝난 직후 총리직을 그만두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연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22일 전해졌다.고 대행은 최근 지인들에게 "16대 국회가 종료되는 시점에 총리직을 그만두겠다는 생각을 해 왔다"며 "총선이 끝난 직후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심판이 마무리될 전망이므로 예상대로 5월 말에 물러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총리실 관계자가 전했다. 고 대행은 또 "사임한 뒤 나를 보려면 미국 보스턴(하버드대가 있는 도시)에 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최근 고 대행은 하버드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한덕수(韓悳洙) 국무조정실장에게 "금년 하반기에 내가 하버드대에서 공부할 수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한 실장은 하버드대 아시아센터 등에 문의한 뒤 "언제라도 갈 수 있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고 대행이 '보스턴 행(行)'을 강조한 것은 정치권 일부에서 거론되는 '고건 대망론'과는 거리를 두고 지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총리실 관계자는 "고 대행은 대행체제의 모든 문제를 마무리한 뒤 국내외에서 조용히 공부를 하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한편 고 대행은 이날 오후 시민사회단체 대표들과 만찬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일을 해보니 권한대행이 아니라 고난(苦難)대행"이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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