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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秋카드" 먹혀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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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秋카드" 먹혀들까?

입력
2004.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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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22일 중앙위원회의를 통해 조순형 대표 재신임과 추미애 의원 단독 선대위원장 체제로 탄핵 역풍을 정면 돌파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민주당은 특히 추 의원에게 사실상 당무 권한 전부를 주기로 해 내분 봉합에 단초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요한 건 상임중앙위원직을 버리고 잠행에 들어간 추 의원과, 조 대표 등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며 분당 불사 방침까지 외쳤던 소장파의 향후 대응이다.우선 추 의원측은 그동안 "지도부 총사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공동이든 단독이든 선대위원장을 맡을 생각이 없다"고 밝혔었다. 중앙위 회의 결과에 대한 추 의원측의 반응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당 관계자들은 추 의원이 '잔다르크' 역할을 떠맡아 당무 전면에 나설 가능성을 높게 봤다. 중앙위가 재신임으로 조 대표의 체면을 살려주면서도 추 의원을 총선기간 사실상의 당 대표로 인정, 추 의원과 소장파의 요구를 상당 부분 받아들였다는 이유에서이다.

소장파는 확실히 태도가 부드러워졌다. 중앙위 회의가 끝난 뒤 소장파인 전갑길 의원은 "만족스럽진 않지만 차선책을 선택한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 당 개혁을 위해 소장파의 할 일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낙연 의원도 "탈당 얘기가 많았지만 소장파가 탈당 명분을 찾기 쉽지 않아 가능성은 거의 없어졌다"고 말했다. 김효석 의원은 "추 의원과 연락은 되지 않았으나 중앙위 결정을 받아들일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당 관계자들은 "조 대표는 재신임 받았다 해도 대구 선거에 전념한다는 명분으로 당무에서 손을 떼게 되기 때문에 사실상 소장파의 지도부 퇴진 요구는 관철된 것이나 다름없다"며 소장파가 화합 쪽으로 움직여주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이런 결론이 내려지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이날 밤부터 23일 새벽까지 진행된 중앙위원회에선 조 대표의 재신임으로 탄핵 역풍을 정면돌파하려는 당권파와 지도부 퇴진을 관철하려는 소장파가 격돌했다. 또 선대위 체제를 둘러싸고도 조·추 투톱 체제를 선호하는 당권파와, 추 의원 단독체제를 요구하는 소장파가 고성을 주고 받으며 첨예하게 맞섰으나 결국 23일 새벽에야 추 의원 단독체제로 대세가 기울었다. 당권파인 이윤수 의원 등이 "중앙위원회에 나오지도 않고 걸핏하면 사표를 내는 추 의원에게 어떻게 전권을 줄 수 있느냐"고 반발했지만 내분 진정을 바라는 다수의 목소리를 이기지 못했다. 중앙위 회의 도중 조 대표의 재신임이 확정된 뒤에도 소장파는 "절대 다수의 횡포"라고 반발했다. 특히 이날 오전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 농성에 들어간 설훈 의원은 조 대표 재신임 소식을 듣곤 분당 가능성을 거론하며 공세 수위를 한층 높였다.

당권파는 오전에만 해도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은 다른 길을 선택하라"고 몰아세웠고 소장파는 "껍질만 남을 것"이라고 맞받는 등 격렬한 감정을 그대로 표출하기도 했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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