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축구협회(FA)컵 챔피언 전북이 정규리그 3연패를 달성한 성남을 꺾고 수퍼컵 정상에 올랐다.전북은 21일 성남 제2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04 K리그 수퍼컵에서 남궁도(22)와 에드밀손의 릴레이골에 힘입어 성남을 2―0으로 물리치고 창단 후 처음으로 수퍼컵을 품에 안았다.
수퍼컵에서 FA컵 우승팀이 승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브라질 용병 에드밀손은 기자단 투표에서 30표 중 14표를 얻어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에드밀손―남궁도―보띠를 삼각편대로 3―4―3 전형을 구사한 전북은 초반 '이적생' 플레이메이커 윤정환의 잦은 패스 미스로 고전했다. 게다가 미드필드에서 패스가 번번이 끊기면서 성남의 양날개인 이성남과 하리에게 잇달아 측면돌파를 허용,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수비형 미드필더 고메즈의 날카로운 프리킥이 왼쪽 골대를 살짝 빗나간 것을 시작으로 포문을 연 전북은 20분 남궁도가 선제골을 뽑아냈다.
남궁도는 김현수가 왼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문전으로 달려들며 헤딩슛, 골네트를 갈랐다. 지난시즌 벤치멤버의 설움과 올림픽대표팀 탈락의 설움을 한방에 날려버리는 순간이었다. 연봉 협상 과정에서 '선발 45분 출장 보장'이라는 이색적인 조건을 내걸었던 남궁도는 올 시즌 프로축구 개막을 알리는 첫 축포를 쏘아올림으로써 활약을 예고했다.
반격에 나선 성남은 지난시즌 득점왕 김도훈과 아데마를 앞세워 전북의 문전을 두드렸지만 최진철이 이끄는 스리백 수비라인을 뚫는데 실패했다.
전북은 후반 들어 남궁도를 빼고 수비수 박동혁을 투입, 지키기 작전으로 나갔다. 전북은 후반 초반 이성남과 김도훈에게 각각 결정적인 골찬스를 허용하며 몇 차례 위기를 맞았지만 실점을 허용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전북은 후반 44분 고메즈의 절묘한 스루패스를 건네 받은 주포 에드밀손이 단독 돌파후 강슛으로 추가골을 잡아내 성남의 추격에 쐐기를 박았다.
전북의 조윤환 감독은 "첫 출발이 좋다. 올 시즌엔 에드밀손을 주축으로 공격 진용을 꾸려 정규리그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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