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은 개인적으로 수 십년의 연(緣)을 갖고 있는 민주당 윤철상 의원과 열린우리당 김원기 상임고문이 두 번째 맞대결을 벌이는 호남 최대 격전지다.15대 총선에서는 윤 의원이 큰 표차로 김 의원을 따돌렸지만 16대에서는 김 고문이 윤 의원을 전국구로 밀어내고 공천을 따냈다. 그만큼 양측간 치열한 기싸움과 각축전이 예상되는 곳이다. 2월 초까지만 해도 윤 의원이 근소한 우세를 지켰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 그러나 최근 탄핵 역풍이 불면서 김 의원이 상승기류를 타 판세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김 의원측은 "민심이 우리당 쪽으로 완전히 돌아섰고 앞으로 인물론이 부각되면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며 승리를 장담했다. 지역 발전을 주도할 여당 실세라는 점도 적잖은 프리미엄이다. 그러나 서해종건 불법자금 사건으로 인한 구설수와 우리당 창당자금 연루설은 김 의원에게 부담스런 부분이다.
탄핵 역풍이 잦아들고 선거운동에 들어가면 50, 60대의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이 다시 결집하리라는 의견도 만만찮다. 8년간 꾸준히 바닥을 다져온 윤 의원의 저력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윤 의원측은 "탄핵 사태로 타격은 받았지만 고건 권한대행 체제가 조기에 안정되면서 충격파가 가라앉고 있다"며 "젊고 참신한 이미지로 바닥을 훑으면 표심이 다시 움직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나라당 김용관 후보는 양강 틈새에서 '새 인물론'을 내세워 거리를 누비고 있다.
극도로 팽배한 정치 불신감으로 무소속 돌풍이 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16대 총선에서 21%의 득표율을 올린 황승택 후보는 '정읍 농업수도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야당 때부터 시작해 청와대 시절까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수행 경호했던 김정기 후보도 DJ의 후광을 기대하며 표밭을 누비고 있다. 강광 후보는 '지역토박이론'으로 승부를 걸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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