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군 VS 청군 /이장훈 지음중국의 아시아 패권 야욕과 이를 견제하려는 미국의 긴장과 갈등을 살피고 한국의 외교전략을 살폈다. 중국의 눈부신 경제 성장이 미국의 '팍스 아메리카나' 구도와 날카로운 대립 관계를 보이고 있으며 탈냉전 이후 동아시아를 축으로 중국과 미국이 양극체제를 이루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이 연평균 10%대의 성장률을 앞세워 아시아 패권을 노리고 있고 최근 '동북공정'으로 불거진 고대사 왜곡 등이 동북아시아에 대한 헤게모니 확보 전략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미국 강경파 네오콘과 보수주의 정책 집단 블루팀을 통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검토하고 어떻게 정책적으로 실현되는지도 생생히 보여준다. 저자는 한국이 중국과 미국 어느 한 국가와도 단절하지 않는 전략을 주문하고 있다. 저자는 한국일보 모스크바 특파원과 주간한국 부장을 지냈다. 삼인 1만3,000원.
미학 오디세이 3 /진중권 지음
스테디셀러인 '미학 오디세이'의 완결편이다. 앞서 나온 두 권이 근대 미학 중심이었다면 3편은 현대예술과 철학을 주로 다뤘다. 이야기는 이탈리아 건축가이며 화가인 피라네시(1720∼1778)로 시작한다. 고대 로마의 유적을 담은 그의 동판들은 시적 환상과 묘한 분위기로 가득 차 낭만주의와 현대예술의 탄생을 예고한다. 빅토르 위고, 움베르토 에코, 보르헤스에게 적지않은 영향을 끼쳤다. 저자는 "탈근대의 선구자인 보르헤스가 피라네시의 시각적 상상에 입을 빌려준 것과 마찬가지이며, 그의 환상적 리얼리즘은 피라네시의 '상상의 감옥' 연작의 문학적 표현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와 대비해 '그리스의 니체'라는 디오게네스를 등장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저자의 글솜씨와 깨끗한 도판, 안정된 편집도 돋보인다. 휴머니스트 1만4,000원.
산성일기 /작자 미상
병자호란(1636년) 때 인조와 신하들이 50여일간 피란해 마부대가 지휘한 청군과 대치할 때 쓴 일기 형식의 기록이다. 남한산성 내의 정황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척화파를 두둔한 것으로 미뤄 인조와 함께 있던 척화파의 일원이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임금이 청나라 옷을 입고 굴욕적으로 항복할 때까지 인물 군상을 실감나게 엿볼 수 있다. 대화 상대로 세자를 보내라는 청의 요구에 따르자고 당시 영의정과 최명길 등이 회의하는 자리에 등장한 김상헌이 "이 의논을 하는 놈은 머리를 베겠다"고 호령하는 장면, 왕이 말하지도 않았는데 청나라에 보내는 국서에 '신(臣)'이라고 써 조선을 속국으로 끌어내리는 신하들의 모습이 생생하다. '징비록' '한중록' 등 앞서 나온 '오래된 책방' 시리즈처럼 사진, 그림, 지도 등 자료에다 보충설명이 상세해 읽기 수월하다. 김광순 경북대 교수 옮김. 서해문집 6,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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