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0여명의 군대를 이라크에 파견중인 폴란드의 알렉산드르 크바스니예프스키 대통령이 18일 조기 철군 가능성을 시사해 스페인 열차 테러이후 이라크 주둔 다국적군의 철수 도미노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크바스니예프스키 대통령은 이날 현지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여건을 감안할 때 안정화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다음 철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내 계산으로는 내년 초가 될 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폴란드는 당초 내년 중반 병력을 철수시킬 계획이었다.
크라스니예프스키 대통령은 또 미국과 영국이 전쟁 명분으로 삼았던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 보유 의혹에 대해 "그들(미국과 영국)은 (정보로) 우리를 속였으며 이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폴란드군은 이라크 중남부에서 스페인군을 포함, 약 9,500명 규모의 다국적군을 지휘하고 있다.
이라크에 군대를 주둔시켜온 이탈리아 정부의 한 각료도 이라크전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을 밝혀 향후 이탈리아의 대 이라크 정책 변화여부가 주목된다. 기민당 소속의 로고 부티글리오네 유럽연합(EU) 담당장관은 "이라크 문제를 전쟁이 아닌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라크 전은 실수였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1일 열차 테러 직후 실시된 총선을 통해 집권한 후 스페인군의 6월 철수를 선언한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 당선자와 미국간의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미국 공화당 간부들이 "스페인 국민이 총선에서 미국의 긴밀한 동맹이었던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총리가 이끄는 정당에게 패배를 안겨 테러조직에 양보를 했다"고 비난한데 대해 사파테로 당선자는 미국의 이라크 점령은 "대재앙으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