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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최양업신부 시복사업 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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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최양업신부 시복사업 인준

입력
2004.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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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회가 추진중인 우리나라 두번째 사제 최양업(崔良業·1821∼1861) 신부 시복(諡福·복자라는 칭호로 공경할 만한 사람을 복자 품에 올리는 일) 사업을 교황청이 공식 인준했다.천주교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에 따르면 교황청 시성성은 한국 천주교회가 접수한 '최양업 신부의 시복을 위한 교회법정의 권한에 관한 교령'을 인준하고 최근 인준 공문을 보내왔다. 이에 따라 한국 천주교회는 교황청 수속을 위한 시복재판 등의 조사 과정을 밟을 계획이다.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총무 류한영 신부는 "최 신부는 지금도 많은 신자들로부터 추앙을 받고 있기 때문에 시복재판을 무난히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천주교는 1년 중 하루를 복자 또는 성인의 기념일로 정하고 그의 삶과 말씀을 기억하면서 기도하는 등의 방법으로 한 나라 또는 전세계 단위로 존경심을 나타낸다.

교황청의 인준은 처음으로 한국 교회에 '증거자' 시복 절차를 인정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크다. 증거자는 신앙 때문에 박해는 받았지만 순교는 면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기존 천주교 성인 103위는 모두 순교자다. 한국 천주교회는 최양업 신부가 복자 품에 오르면 다시 시성(諡聖·성인 품에 올리는 일)을 추진할 계획이어서 성인이 104위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주교회의 관계자는 "교황청이 최 신부의 공적을 면밀히 검토한 끝에 시복 사업의 추진을 인준했기 때문에 복자가 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며 "복자가 되는 것만으로도 크게 기뻐할 일인데 만약 성인까지 되면 이는 한국 천주교회의 경사"라고 말했다.

최양업 신부는 김대건 신부에 이은 우리나라의 두번째 사제다. 1836년 김대건 신부 등과 마카오로 유학했으며 1849년 중국 상하이에서 사제 서품을 받았다.

그해 귀국한 그는 이후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교우촌을 찾아 성사를 집전, 이 때문에 천주교에서는 그를 '땀의 순교자'라고 부른다. 12년 동안 전국을 발로 누비며 헌신적 활동을 했지만 과로와 장티푸스 발병으로 선종했다.

'성교요리문답' '천주성교공과' '천주가사' 등의 책을 썼으며 그가 남긴 라틴어 서한 19통은 한국 교회사 연구의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한국 천주교회는 1996년 최양업 신부 시복 추진 사업을 시작해 그가 사목 활동을 했던 충북 제천시 배티성지를 새롭게 조성하고 관련 자료집을 발간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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