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복원 때문에 노점상만 피해를 봐야 한다는 건 너무 불공평 합니다. 복원 후에도 노점상들이 청계천에서 장사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해 주어야 합니다."16, 17일 서울에서 열린 국제노점상연합 제1회 대회에서 부의장으로 선출된 인도인 마날리 샤(38)씨는 18일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개발원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의 노점상 정책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서울시가 임시방편으로 마련한 동대문 풍물시장 역시 노점상 문제의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점상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허가를 받은 노점상에 ID(신분증)를 발급하고, ID를 발급 받은 노점상들은 지정된 장소에서 장사를 할 수 있도록 정부가 보장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도 구자라트대에서 노동법을 전공한 마날리씨는 대학 졸업 후 13년 동안 노점, 농장, 건설현장 등 비공식 경제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위한 단체인 자가경영여성조합(SEWA)에서 일해온 여성노동문제 전문가다. SEWA의 부의장인 그는 "인도에도 1,000만에 달하는 노점상들이 있으며, 이들은 채소, 야채, 생선들을 팔아 번 하루 20∼70 루피(약600∼1,800원)의 돈으로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마날리씨는 또 "하루하루 경찰과 쫓고 쫓기는 전쟁을 치르는 건 인도와 한국이 크게 다르지 않는 것 같다"면서 "국제적 연대를 통해 이들의 권리와 복지를 위해 공동투쟁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마날리씨는 19일 동대문운동장 풍물시장에서 열리는 국제노점상대회 페스티벌에 참석한 후 한국을 떠난다. 가나 기니 인도 케냐 등 15개국에서 온 35명의 대표들이 참석한 국제노점상연합회 제1회 대회는 김흥현 전국노점상연합회 공동의장을 초대의장으로 선출하는 등 집행부를 꾸리고, 정책결의문을 발표한 뒤 17일 폐막했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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