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의 핵심계열사인 현대상선의 추가 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지고,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 소액주주들의 지지의사 발표가 잇달아 나오는 등 현대그룹 경영권 분쟁을 놓고 막판 혼전양상이 빚어지고 있다.현대엘리베이터 소액주주모임은 18일 현대엘리베이터 주총(30일)에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측을 지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현대엘리베이터 소액주주 지분은 모두 17.65%지만 소액주주 모임은 400여명의 회원에게서 전체 지분의 2∼3%를 확보한 상태다.
이에 따라 30일 주총에서 30.05%의 우호지분을 가지고 있는 현 회장측의 경영권 방어가 수월해질 전망이다. 소액주주들이 현 회장측을 지지키로 한 것은 KCC측에 표를 몰아줄 경우 경영권 분쟁이 끝나 주가하락이 우려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3.5∼4%의 의결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현대상선 소액주주모임은 현대상선 주총(23일)에서 KCC측을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상선과 KCC는 신임 이사 한 자리를 놓고 현 회장과 정몽진 회장을 각각 후보로 내세워 표 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현 회장측이 현대상선 지분 17.97%를 갖고 있고 KCC측은 6.93%를 갖고 있으나 KCC가 최근 20% 가량의 의결권을 확보했다고 밝힌 데다 소액주주 지지까지 얻어 주총 결과는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현대상선측은 금융감독원의 분식회계에 대한 추가제재 방침이 주총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북송금사건과 관련된 과거 문제를 다 털어냈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노정익 현대상선 사장은 이날 "회계 처리를 통해 이번에 모두 정리했다"며 "2002년 9월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에는 분식회계가 없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졌는데도 현대상선의 주가는 이날 120원 상승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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