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기 힘든 연장승부가 농구코트를 강타했다. 또 농구에서 유일하게 지켜지던 6강 플레이오프(PO) 1차전 승리팀 100% 4강진출 법칙이 무너졌다. 창원 LG가 18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3∼04 애니콜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3차전에서 빅터 토마스(18점), 조우현(18점 3점슛 5개)의 소나기슛과 강동희(11점)의 결승 3점포에 힘입어 바비 레이저(21점 16리바운드)가 분전한 대구 오리온스를 연장 혈투 끝에 84―81로 물리치고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프로출범 8년 만에 6강전 1차전 패배 팀이 2연승으로 4강에 오르는 첫 사례를 만들었다. 4강 플레이오프는 원주 TG삼보―인천 전자랜드, KCC―LG가 각각 5전3선승제로 격돌한다.라커룸에서 김태환 LG감독이 선수들에게 주문한 것은 세가지였다. "수비와 리바운드, 그리고 무조건 뛰어라." 김승현을 앞세운 오리온스의 엄청난 스피드를 잡지 못하면 승산이 없다는 판단이었다.
73―76으로 패색이 짙어가던 4쿼터 종료 0.6초전 LG 토마스가 우중간에서 극적인 3점포를 작렬시키면서 승부는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 진행되던 승부는 경기 종료 2분을 남기고 LG가 81―78로 앞선 상황에서 강동희의 가로채기에 이어 라이언 페리맨이 자유투를 얻자 LG쪽으로 기우는 듯 했다. 하지만 페리맨이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치며 오리온스에게 마지막 희망이 살아났다. 오리온스는 식스맨 이지승이 좌측 끝에서 3점포를 성공시키면서 81―81,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막판 LG에는 백전노장 강동희가 있었다. 종료 35.1초전 좌중간 3점라인 밖에서 강동희의 손을 떠난 포물선이 골망을 잔인하게 통과하면서 그걸로 승부는 끝이었다.
한편 김진 오리온스 감독은 경기 직후 "이해할 수 없는 심판 판정이 너무 많았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그런 판정을 했다. 이번은 조작이라는 생각밖에 안든다"고 말해 심판 판정에 불복할 뜻을 밝혔다.
/대구=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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