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제는 월 스트리트의 어떤 투자회사 면접시험에서 나온 것입니다. 간단한 문제 같지만 약간의 생각을 요합니다.해적 100명이 금덩이 1,000개를 서로 나눕니다. 방법은 이렇습니다.
(1) 100번 해적이 금덩이를 서로 나누는 법을 제안한다. (2) 그 제안에 대해 모든 해적이 투표를 한다. (3) 전체 표의 50% 이상을 얻을 경우 그 제안을 따른다. (4) 50% 이상을 얻지 못할 경우 그를 사형시키고 99번 해적이 새로운 제안을 한다.
만약 당신이 100번 해적이라면 어떤 제안을 하겠습니까? 보통은 공평하게 금덩이를 한 사람당 10개씩 나누자고 할 것입니다. 물론 그게 가장 말이 되는 답이겠지요. 하지만 해적들의 이해관계를 따져서 곰곰이 생각해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예를 들어 (1) 해적이 모두 죽어 1번 해적이 결정한다고 칩시다. 물론 1,000개를 모두 그가 갖지요. 찬성 100%. (2) 2번 해적이 결정을 합니다. 역시 그가 1000개를 모두 갖습니다. 찬성 50%. (3) 3번 해적이 결정을 합니다. 이 경우 2번 해적은 그를 지지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차피 3번이 죽으면 금덩이 1,000개가 자기 것이 되니까요. 하지만 1번 해적은 3번이 죽으면 아무것도 못 받으니 금덩이가 하나라도 돌아오면 무조건 3번을 지지하겠지요. 그러므로 3번은 자기가 999개를 갖고, 1번에게 1개를 줍니다. 찬성 6.7%. (4) 해적 4번도 위와 같은 논리로 생각하면 자기가 999개를 갖고 2번에게 1개를 줍니다. 찬성 50%. 이런 식으로 생각해 보면 100번 해적은 모든 짝수번 해적들에게 금덩이 1개씩을 주고 자기가 951개를 가집니다. 다수결 투표시 찬성 50%를 얻어 통과합니다.
말도 안되는 결과 같지만 이것이 다수결 논리의 오류입니다. 이런 일은 많이 일어납니다. 예를 들어 '일제 강점 하 친일 반민족행위 진상 규명에 관한 특별법'을 들어봅시다. 나라를 해치며 축적한 재산은 나라로 돌아가서 옳은 곳에 쓰이는 것이 아마도 가장 말이 되겠죠. 하지만 국회의원들과 로비스트들의 이해를 따지고 다수결의 오류를 이용하면 결국 국회 통과는 무산됩니다. 물론 영향력이 적은 독립유공자나 일본군 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은 홀수번 해적들이 되겠지요.
곧 총선이 다가옵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자신의 이해를 떠나 옳고 그름이 뚜렷한 인재가 나와서 대한민국을 부강하게 만들 수 있었으면 하는 기대를 합니다.
/토리(http://blog.hankooki.com/wannab1000j)
억지스러운 전제를 근거로 한 문제를 가지고 다수결의 오류를 주장할 수는 없겠지요. 다수결은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임에 변함이 있을 수 없으며, 게임의 룰입니다.
/이광찬
친일진상규명법은 통과됐는데요. /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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