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이 정지된 노무현 대통령은 국회의 탄핵 의결이 이뤄진 12일 저녁 이후 청와대 관저에서만 칩거중이다. 관저를 벗어나는 경우는 등산이나 산책을 할 때밖에 없어서 사실상 '식물 대통령'인 셈이다. 때문에 권한 정지된 대통령이 할 수 있는 범위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우선 노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 집무실을 찾을 수 있느냐의 문제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신분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집무실 방문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 곳에서 공식 업무를 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오해를 피하기 위해 가급적 집무실을 찾지 않고 관저에서 공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장·차관, 청와대 참모진들을 만날 수 있느냐 하는 점도 논란거리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자연인 상태로 장·차관 등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노 대통령은 국정 개입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장·차관과의 접촉을 가급적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이 청와대 비서실로부터 비공식 보고를 받을 수 있지만 공식 회의를 주재할 수 없다는 게 다수의 견해이다.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은 박봉흠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대통령이 업무를 파악할 수 있도록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김우식 비서실장은 노 대통령과 수시로 만나고 있으며 각 수석비서관실은 서면 보고를 하고 있다.
권한 정지 기간을 감안해 5년 임기에 '루즈타임'을 적용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으나 민정수석실측은 "대통령 퇴임일은 변동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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