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당 대변인실에 '여성천하'시대가 개막됐다. 한나라당이 15일 전여옥(45) 전 KBS 도쿄특파원을 대변인으로 내정하면서 3당의 '입'을 모두 여성이 맡게 된 것. 열린우리당은 1월 MBC 앵커 출신 박영선(44)씨를 대변인으로 영입했고, 민주당은 며칠 뒤 이승희(48) 전 청소년보호위원장을 대항마로 내세웠었다.이 대변인은 차분한 이미지이나 청보위 위원장 시절 청소년 성매매사범 신상공개 작업을 주도했다. 전·박 두 대변인은 오랜 방송 경험을 바탕으로 한 순발력과 입심, 대중성이 특장이다. 박 대변인은 "품위 있는 대변인 문화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여성 파워의 신장을 대변하는 것""총선 흥행에 도움이 된다" 는 등의 긍정적 평가와 "정치는 인기나 얼굴만으로 하는 게 아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엇갈린다. 박 대변인과 이 대변인에 대해선 "이미지 정치라는 흐름에는 맞지만 현장 정치경험이 거의 없어 내공이 부족하다"는 게 당내 평가다. 전 대변인도 경력이나 발탁 배경이 비슷해 일단 자질을 의심하고 보는 시각이 많다.
여성계 일각에선 "지명도 있는 여성 인사들의 낙하산식 정계 입문이 밑바닥에서 정치 생활을 시작한 여성 정치인들의 앞길을 막거나 자생력을 떨어뜨리는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세 사람 모두 총선에서 비례대표 상위 순번을 약속 받았다. 전씨는 "주요 정당의 대변인을 여성이 휩쓰는 전례 없는 일이 벌어진 데 대해 호기심 또는 거부감에서 나온 반응이므로 신경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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