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이하의 단기 투자에서는 좋은 주식이나 펀드를 찾아내거나 안전하면서도 금리가 높은 채권 또는 예금상품을 발굴하는 것이 관건이다. 하지만 5년에서 10년 이상을 내다보는 장기적인 재테크에 있어서는 구체적인 고수익 투자종목을 찾는 것보다 자산배분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장기전략이 훨씬 중요하다.실제 미국의 한 연구기관의 조사에 의하면 10년의 투자기간을 생각할 때 특정종목 선택이나 투자시점 선정 등의 투자전략보다 주식과 채권간의 자산배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수익율의 90% 이상이 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 실제로 자산배분을 할 때 주식과 채권간에 투자자금을 어떤 비율로 나누어야 할까. 복잡한 수식을 이용한 배분방법도 있지만 리스크 감수 수준과 연령대 등을 고려하여 필자는 다음과 같은 기본자산배분모델을 설정해봤다.
우선 본인의 나이가 젊을수록, 위험감수 수준이 클수록 주식비중을 높이고, 나이가 많을수록 위험감수 수준이 낮을수록 채권비중을 올리는 것이다. 이런 배분정책은 젊을수록 투자 가능기간이 길기 때문에 공격적인 자산배분을 가져가고, 인생 후반으로 갈수록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 타당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주식시장을 위험한 곳으로 예단하고 장기 재테크 대상에서 제외한다. 이 같은 위험은 투자기간이 짧은 경우엔 맞는 말이지만, 10년 내외의 장기투자에서는 무시해도 좋을 만큼 낮아진다.
국내 증시에서도 1992년초 이래 그 동안 종합주가지수는 500∼1,000 포인트의 큰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으나 시가총액 상위종목이나 시장대표 우량주의 경우 10배 이상 오른 점을 감안할 때 일반인들이 흔히 가지고 있는 주식시장에 대한 오해는 근거 없어 보인다.
이에 따라 장기투자자의 경우 포트폴리오를 짤 때 채권투자로 위험을 낮추되 적극적인 주식 투자를 회피할 이유가 없다.
일단 주식과 채권간의 장기 자산배분 비율을 결정하면 이 비율을 시간 경과에 따라 고정시킬 것인지 변동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주식과 채권 투자비율을 8대2로 정해 최초 투자액 3억원 중 주식 2억4,000만원, 채권6,000만원으로 배분해 1년 뒤에 주식이 3억원, 채권이 6,300만원이 됐을 때, 자산 배분비율을 고정하려면 주식을 1,000만원 매도하여 채권을 매입하는 것이다.
반대로 자산배분 비율을 변동시킨다는 것은 최초의 투자비율만 맞춘 다음 투자이익의 변동에 따른 자산배분 비율의 변화를 그대로 두는 방법이다.
자산배분비율을 고정하면 주가 상승시 전체자산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아진 주식을 매도하여 자동적으로 이익을 실현하고 주식가치가 떨어져 주식투자비율이 감소할 경우에는 채권을 팔아서 주식을 매수함으로써 위험과 수익의 상대적 관계를 일정하게 하는 최초의 자산배분정책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여기서 주식투자 부분은 대형우량주 위주로 투자할 수도 있고 인덱스펀드나 상장지수펀드를 이용할 수도 있다.
한가지 유념할 부분은 절대적으로 투자비용을 저렴하게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비용 부분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연 1%의 투자 수익률 차이가 단기간에는 대수롭지 않게 보일 수 있지만 장기로 갈수록 투자수익의 복리효과로 인해 엄청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김 선 열 삼성증권 FnHonors 청담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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