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고는 못 산다'. 홈코트에 걸린 대형 플래카드의 문구처럼 창원 LG가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했다.LG는 16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3∼04 애니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2차전(3전2선승제)에서 노련한 공수조율에다 고비마다 천금 같은 3점 슛 3개를 터뜨린 강동희(10점)의 활약과 빅터 토마스(27점)의 골밑 장악, 김영만과 조우현의 지원사격(각각 16점) 등에 힘입어 아티머스 맥클래리(28점 10리바운드)가 분전한 대구 오리온스를 100―9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1차전 패배를 설욕하고 1승1패로 균형을 맞춘 LG는 18일 호랑이굴 대구로 들어가 4강 진출 티켓을 다투게 됐다.
두 팀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패권을 놓고 맞붙어 결국 동률을 이룬 끝에 팀간 성적으로 1위를 갈랐던 앙숙. LG는 이번 시즌 홈에서 치러진 맞대결 3경기를 모두 잡았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이날 배수진을 쳤다. 최근 부친상을 당한 조우현을 해결사로 투입, 29―27로 1쿼터를 앞선 채 마친 김태환 LG 감독의 표정은 여전히 밝지 않았다. 3년 연속 리바운드왕을 차지한 라이언 페리맨(12점 16리바운드)이 1쿼터에서만 벌써 파울을 4개나 범했기 때문.
2쿼터 내내 2번의 동점과 6번의 역전 및 재역전이 반복되는 치열한 공방전 속에 LG는 백전노장 강동희와 전형수를 가드에 기용하면서 위기를 극복해 나갔다. 맥클래리가 8점을 연달아 독식한 뒤 박재일의 추가 득점으로 오리온스가 2쿼터 1분43초 전 49―49로 뒤집자 LG는 김영만의 미들슛과 전형수의 드라이브인, 강동희의 3점포로 총반격에 나서면서 다시 전세를 역전, 전반을 58―55로 앞섰다. 홈코트의 이점을 안은 LG가 앞서가면 오리온스가 곧바로 따라붙는 팽팽한 추격전의 양상을 보였던 이날 경기는 4쿼터 막판에야 승부의 명암이 가려졌다. LG는 경기종료 2분10초 전 김영만의 턴어라운드 페이드어웨이 슛이 림을 갈라 98―88로 점수차를 10점차로 벌리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창원=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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