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야당 민주당이 창당 이래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다. 당 지지도 급락, 소속 지자체장들의 잇따른 탈당, 호남 민심의 급격한 이반 등 탄핵의 역풍이 거센데다 급기야 16일에는 조성준 의원이 탈당했다. 그러나 마땅한 타개책은 누구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10% 내외이던 당 지지도는 12일 탄핵안 가결 이후 5%까지 주저앉았고 심지어 민주노동당에 3위 자리를 내주는 수모까지 겪고 있다. 12일 강현욱 전북지사에 이어 15일에는 박태영 전남지사가 탈당하는 등 호남지역 단체장들의 탈당 러시도 지도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여기에 조성준 의원의 탈당 결행으로 민주당의 진로는 한치 앞을 분간하기 어렵게 됐다. 설훈 정범구 의원 등 탄핵 반대 의원 뿐 아니라 전갑길 배기운 의원 등 쇄신파의 탈당 가능성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지도부는 우선 내부 결속과 탄핵의 정당성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15일 지방 당원 교육, 16일 서울지역 확대 당직자회의 등을 연속 개최했고, 탄핵의 정당성을 홍보하는 소책자 1만부도 제작·배포했다. 당 일각에서는 조순형 대표를 대신해 추미애 의원을 단독 선대위원장으로 내세우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탄핵안 가결에 대한 국민의 공분을 희석시키면서 지도부 퇴진을 주장하는 쇄신파의 요구도 일부 수용하자는, '조―추 임무 교대론'인 셈이다.
하지만 당 인사들은 "탄핵 정국을 헤쳐나갈 전략이 없고, 국민에게 민주당만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한나라당은 친노(親盧)·반노(反盧) 구도, 우리당은 민주·반민주 대결 구도로 상황을 몰아가고 있지만 민주당은 그 틈새에서 운신의 여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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