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로는 최고의 DVD 타이틀을 만들겠습니다." 박찬욱(41·사진) 감독이 최근 '올드보이' DVD 제작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가졌다. 영화감독의 DVD 제작발표 기자회견은 처음이다. 이례적인 현장에서 그에게 '최고'의 의미를 들어봤다."일반판, 한정판 두 가지로 나온다."
박감독은 '올드보이' DVD를 일반판과 한정판(Ultimate edition, UE) 등 두 가지로 내놓는다. 일반판은 4, 5월께, 한정판은 10월로 예상하고 있다. 둘의 차이점은 부록과 패키지. 2장으로 구성되는 일반판은 영화 본편과 제작과정 등의 기본적인 부록만 수록된다. 음성해설도 제외된다. 대신 디지털 극장식 음향(DTS)을 지원하며, 구입자들에게 추첨으로 고가의 최민식 수제 인형을 증정한다.
호화 패키지로 치장될 한정판은 일반판과 동일한 영화 본편, 영화음악음반(OST)을 포함해 3장으로 구성된다. 음성해설만 감독, 제작진, 배우, 평론가 등 5가지에 이른다. DTS를 제외하고 돌비디지털 5.1 음향을 지원하며, 사전 예약자들에게만 공급된다.
두 가지로 나눈 이유는 빠듯한 제작 일정 때문. "일반판에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일정이 촉박했습니다. 출시일을 마냥 늦추기에는 제작사 사정이 허락하지 않았구요. 어쩔 수 없는 절충안이죠. 대신 한정판에는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그렇지만 DVD 애호가 입장에서 다른 내용 때문에 두 가지를 모두 사기에는 부담스럽다. "여러 번 우려먹자는 상술은 아니고요, 다양한 판본이 존재하는 게 재미있잖아요."
"음향이 극장보다 더 좋다."
박 감독은 최고를 지향하기 위해 화질과 음향작업을 모두 새로 했다. "원본 필름이 너무 낡아 일본에서 텔레시네(DVD 제작을 위해 필름 내용을 방송용 테이프로 옮기는 작업)로 화질을 개선했습니다. 음향도 극장에서 들리지 않았던 영화 초반부 대사를 또렷하게 다시 살렸고, 채널 분리를 확실하게 했기 때문에 오히려 극장보다 더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음성해설을 무려 5가지를 수록한 이유도 역시 최고를 위해서다. "원래 음성해설을 하지 않을 생각이었어요. 감독 입장에서 쑥스럽거든요. 영화로 보여줬으면 됐지, 뭐 그리 할 말이 많다고 해설을 또 합니까. 그런데 한정판의 기본은 음성해설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영화 일 하는 사람이나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으로 채우기로 했습니다."
"다음 작품은 흡혈귀가 주인공."
박 감독은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 등 전작과 맥을 같이 하는 복수 3부작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복수를 주제로 한 두 편의 작품을 보면 복수의 동기가 되는 소재와 영상이 주는 충격이 한 단계씩 상승했다. "다음 작품은 복수 시리즈는 아니구요, 흡혈귀 영화에요. 전작들은 스릴러였고 사람들이 벌이는 일이라서 충격적이었는데, 흡혈귀가 주인공이면 아무리 끔찍한 영상이 나와도 그러려니 할 거에요. 물론 시나리오가 좋지 않으면 빨리 포기하고 다른 작품을 찾아야죠."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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