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탄핵사태를 이유로 장소 변경을 요청하면서 15일 개최 예정이던 3차 남북청산결제실무협의가 무산된 가운데 한미군사훈련을 강도 높게 비난하고 나서 주목된다.북한은 22∼28일까지 진행되는 연합전시증원(RSOI) 연습과 야외 기동훈련인 독수리 연습에 대해 연일 비판을 하고 있다. 한미연합사가 매년 계획을 통보하고 있는 이 훈련에 대해 북한은 매번 "북침 도발훈련"이라고 비난해 왔으며, 올해 역시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올해는 별도의 미 해병대 훈련이 실시되고 있는 점이 북측의 비난수위에 불을 지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13일 "북침전쟁도발을 목적으로 하는 미 해병대의 군사연습과 대규모 합동군사연습이라는 두개의 전쟁연습이 한 데 겹쳐지게 될 때 그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사태를 몰아올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미 해병대의 '프리덤 배너 04' 연습은 미 사전배치전단의 병력과 물자를 하역하는 훈련으로, 8일부터 다음달까지 실시될 예정이다. 북한은 남부지역에 실시돼 온 이 연습이 처음으로 경기 평택에서 진행된다는 점에 대해서도 비난을 퍼붓고 있다.
이에 대해 연합사측은 "평택항의 훈련여건이 개선된 지 얼마되지 않아 평택에서 실시되는 것"이라며 "상륙기동훈련이 아닌 하역훈련을 전쟁도발로 몰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2월 열린 장관급 회담 합의사항인 장성급 회담 개최 등의 답보 가능성에 대해 "북한의 반응은 통상적인 수준으로 한미군사훈련을 비난하는 상황에서도 남북접촉은 별개로 이뤄져 왔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한편 3차 남북청산결제실무협의 무산에 이어 24일부터 개성에서 열기로 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임진강수해방지 실무협의회 회의의 개최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또 개성공단 시범단지조성사업도 공사의 전제 조건인 청산결제가 이뤄지지 않게 돼 상반기 중 완료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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