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총선에서 사회노동당이 승리한 데는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43·사진) 사회노동당 당수의 공도 한 몫을 했다.그는 평소 자유분방하게 옷을 입고 연설에서도 솔직한 화법을 구사, '천진난만하고 이상주의적인 아기사슴'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었다. 그는 그러나 이번 총선과정에서 저돌적인 공격수로 돌변했다. 그는 특히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이 이라크전쟁에 1,300명을 파병한 것을 집중 거론했다. 그는 "이라크 전쟁에 관한한 유럽의 전통적 우방인 프랑스를 제쳐놓고 미국을 지지한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하면서 스페인군을 6월말까지 철수시키겠다고 공약했다. 이런 그의 일관된 논리는 '사회노동당=반전'이라는 이미지를 유권자에게 각인 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선거직전 터진 마드리드 열차 테러로 이라크전 참여에 대한 비난 여론이 고조되면서 유권자가 사파테로를 다시 평가하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1960년 8월4일 스페인 북서부 바야돌리도의 군인 집안에서 출생한 그는 18세 때 사회노동당에 입당했다. 변호사로 활동하던 그는 1986년 26세 때 최연소 하원 의원에 당선되면서 단숨에 차세대 주자로 떠올랐고 2000년에 최장수 총리인 펠리페 곤살레스로부터 당권을 넘겨 받았다. 사회노동당은 그의 화려한 경력을 십분 활용, 이번 총선에서 전통적인 스페인 선거운동방식을 탈피해 당보다는 인물을 앞세우는 '사파테로=총리'를 선거구호로 삼았다.
/정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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