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없다.'웰치스프라이스챔피언십의 리더보드 상단을 지켜보던 미국 팬들의 한탄이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개막전으로 치러진 이번 대회의 톱10 명단에 미국 선수는 동양계 미국인인 스테이시 프라마나수드(4위) 단 1명뿐 나머지는 모두 외국 선수들이 차지했다. 선두인 카렌 스터플스를 비롯해 로라 데이비스(공동 5위) 등이 영국 출신이고 나머지는 한국 선수 7명이 싹쓸이한 것. 지난해 개막전에서 웬디 둘란(호주)에게 우승컵을 내주기는 했지만 벳시 킹, 로리 케인, 멕 말론, 브랜디 버튼 등 미국 골프 스타들이 리더보드 상단에 포진한 것과는 큰 대조. 미국 외에 특정 국가가 톱10을 독식하다시피한 것은 전례가 없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4월호)는 "한국 여자 골퍼의 근면성과 열정이 세계 최강의 골퍼를 낳고 있다"는 내용의 특집기사를 싣는 등 골프강국 한국에 대해 호기심이 커지고 있다.
맨발의 신화를 이룬 박세리(27·CJ) 등장 이후 감지되기 시작한 코리안돌풍은 해를 거듭할수록 영향력이 커져 올 시즌에는 미국 투어를 뒤흔들 A급 태풍으로 발전했다. 이는 1990년대 후반 아니카 소렌스탐을 선봉장으로 미국 무대를 호령하던 '스웨덴 바람'과는 비교가 안된다. 올 시즌 최대 25명으로 구성된 코리안 군단(재미동포 포함)은 '합작 20승'을 장담할 정도다.
그러나 투어 일각에서는 한국 선수들의 득세가 달갑지만은 않은 표정이다. 특정 국가의 LPGA 무대 점령으로 미국 스타들이 기를 펴지 못할 경우 대회 흥행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병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