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됐다. '학교장 재량 휴업'이 시행되면서 다소 짧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40일 가까운 겨울방학과 연이은 봄방학 등 상당한 공백기를 보낸 탓에 학교생활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학기 중에는 학교와 학원 등 다소 타율적으로 짜인 계획에 떠밀려 다녀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 스스로의 의지로 공부하고 생활해 나갈 수 있는 힘을 기를 기회가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그런 만큼 새 학년을 맞는 자녀들에게 학부모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 많다.
우선 자녀들이 방학동안 유지해 온 올바른 생활습관을 계속 유지하고, 옳지 못한 생활습관은 버릴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늦잠을 자는 버릇이 있는 아이라면 "새 학년이 되었으니 아침 7시에 일어나야지"라고 가르치거나, "숙제를 저녁식사 후에 일찍 하는 버릇은 계속 유지하렴" 하는 식으로 학기 초의 긴장감을 좋은 쪽으로 유도해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 올바른 생활습관이야말로 자녀들의 가장 훌륭한 지도자임을 잊지 말자.
둘째,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활용해 공부에 더욱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요즘 아이들은 컴퓨터 앞에 앉아 있기를 좋아한다. 책상 앞에서는 한 시간을 못 버티는 아이도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 학부모들은 크게 미덥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강제로 컴퓨터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시중에는 컴퓨터를 활용한 학습 프로그램이 많이 나와 있고, 그 중에는 아이들의 학습에 효과적인 것들도 있다. 제공하는 기업이나 브랜드 등의 선택에 신중만 기한다면 아이들의 흥미와 성적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도 있다. 21세기의 아이들은 21세기의 교육방식으로 가르쳐야 한다. 아이들이 인터넷과 컴퓨터에 친숙한 점을 잘 활용하는 부모야말로 진정한 '21세기의 학부모'가 될 수 있다.
셋째, 아이들이 관심을 갖고 있거나 흥미 있는 분야가 어디인지 잘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7차 교육과정'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아이들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하나의 획일적인 잣대로 평가하지 않는 것이다. 기존 평가방법에 익숙한 학부모들은 현행 수행평가제 아래에서 자녀가 공부를 잘하는지 못하는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제 학부모들이 변해야 한다. 아이들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관심 분야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야말로 학부모들이 해야 할 가장 큰 역할이다. '전문가의 시대' '평생직업의 시대'라는 말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아이들이 성장해 자아실현을 하며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자신의 능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되도록 빨리 찾아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승 수 차장 (주)교원교육 빨간펜 편집부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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