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친이 남긴 미발표 원고들을 8월 복간할 '사상계'를 통해 공개할 계획입니다." 지난 해 12월 싱가포르에서 영구 귀국한 고 장준하 선생의 장남 호권(57·사진)씨는 15일 "돌아가신 아버지가 원고지나 메모지에 쓴 미발표 원고들의 정리작업을 하고 있다"며 "분량이 사과상자 4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원고들을 골라 사상계를 통해 차례로 공개할 작정이라는 것.호권씨는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사무실을 열고 사상계 복간 준비 작업에 매달리고 있다."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한국사회에서 진보와 보수의 대립 갈등이 극도로 심화하고 있습니다. 사상계가 다양한 의견을 담는 공론의 장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를 위해 호권씨는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40∼50대 대학교수 20여명을 대상으로 필진 섭외를 하는 가운데 상근 편집장 인선작업을 벌이고 있다. 비상근 주간은 장준하기념사업회 회장인 김진현 전 문화일보 사장이 맡기로 했다.
이날 호권씨는 선친의 미발표 원고 중 1967년 7대 총선 옥중 출마 당시 작성한 자필 메모와 정견 연설문 등 일부를 공개했다. 호권씨는 75년 아버지가 의문의 죽음을 맞은 지 4년 뒤인 79년 한국을 떠나 싱가포르에서 아내 신정자(55)씨, 두 딸과 함께 막노동 등으로 힘겹게 살아가다 지난해 말 영구 귀국했다.
53년 피난지 부산에서 첫 발간된'사상계'는 70년 김지하의 '오적'필화 사건으로 발행이 중단됐다.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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