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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상욱, 공동4위… 8경기만에 톱10/PGA 혼다클래식 합계 9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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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상욱, 공동4위… 8경기만에 톱10/PGA 혼다클래식 합계 9언더

입력
2004.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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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상욱(코오롱엘로드)이 약관 20세에 '톱10' 고지에 오르며 최경주와 함께 확실한 한국의 대표주자임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신고했다.현재 PGA 최연소인 나상욱은 15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 미라솔골프장 선라이스코스(파72·7,157야드)에서 열린 혼다클래식(총상금 500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3개를 뽑아 3언더파 69타를 쳤다. 나상욱은 합계 9언더파 279타로 우승자 토드 해밀튼(미국·276타)에 3타 뒤진 공동 4위에 오르며 2억원이 넘는 상금(19만6,000달러)도 움켜쥐었다.

나상욱은 데뷔 후 빠른 속도로 PGA에 적응하며 8경기 만에 톱10에 입상했다. 최경주가 30세 때인 2000년 9월 에어캐나다챔피언십에서 22번째 대회 만에 첫 톱10(공동8위)에 입상한 것과 비교할 때 나상욱은 최경주보다 무려 10년이나 빠르고 대회 숫자도 3분의 1수준으로 줄였다. 골프전문가들은 "나상욱이 나이도 어리고 체격조건이 좋은데다 풍부한 미국 주니어대회 경험까지 갖춰 머지않아 타이거 우즈처럼 PGA 무대를 석권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우즈(1975년 12월30일생)는 1996년 10월6일 라스베이가스 인비테이셔널 대회에서 20년 9개월의 나이로 첫 우승을 이뤄냈다. 나상욱의 현재 나이는 20년 6개월. 따라서 3개월 이내에 우승할 경우 우즈의 기록을 깰 수 있다. 따라서 이제는 나상욱이 언제 첫 우승을 일궈낼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다. 최경주는 톱10 입상이후 이후 1년8개월 만인 2002년 5월6일에 컴팩클래식에서 데뷔 첫 승을 올렸다.

2, 3라운드에서 간신히 10위권을 지켰던 나상욱은 마지막 날 정교한 아이언샷을 날리며 우승권에 접근했다. 나상욱은 드라이브샷 거리를 전날에 비해 10야드 가량 줄이며 안전한 플레이를 펼쳤는데도 드라이브 샷 정확도는 50%대를 넘지 못했다. 그러나 그린 적중률이 89%에 이를 만큼 아이언샷이 완벽해 31개의 퍼트 수에도 불구하고 언더파 스코어를 냈다.

91년 미국 캘리포니아주로 이민을 간 나상욱은 각종 주니어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기대주로 떠올랐다. 2002년 아시아투어(APGA) 볼보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그 해 APGA 신인왕을 차지한 나상욱은 퀄리파잉스쿨에서 21위로 투어 시드를 획득하며 올 시즌 미국 PGA에 진출했다. 181㎝, 75㎏으로 골프선수로는 훌륭한 신체 조건을 갖고 있으며 우즈의 스승인 부치 하먼의 골프 문하생이다.

나상욱은 "오늘 아침 지인에게 '할머니가 모자를 주는' 꿈을 샀다"며 "6주 연속 강행군으로 피곤해 잠시 쉬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에서 활동하며 일본에서만 6승을 거둔 뒤 지난해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PGA투어에 입성한 '늦깎이' 해밀튼(38)은 데이비스 러브3세(미국·277타)를 1타차로 따돌리고 첫 우승컵을 차지했다.

/조재우기자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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