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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견은 있어도 분열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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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견은 있어도 분열은 안된다"

입력
2004.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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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가결 이후 첫 휴일인 14일 대부분 시민들은 냉정을 잃지 않고 일상에 전념했다. 시민들은 탄핵 찬반집회 등에 우려를 나타내면서 더 이상의 국론분열이나 갈등 없이 국가 전체가 안정을 되찾기를 희망했다. 정치권에 대한 분노를 표시하면서도 이럴 때일수록 평소 업무에 매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았다.이날 완연한 봄날씨 속에 고궁과 유원지 등은 행락 인파들로 붐볐고, 대학과 도서관에는 휴일인데도 학생들로 넘쳐 났다.

가족과 함께 서울 용산시민공원을 찾은 김모(43)씨는 "탄핵과정에 문제점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앞으로 법에 따라 절차를 진행하면 되는 일이므로 조용히 지켜볼 생각"이라며 "시민들도 냉정을 되찾고 국론분열과 대립을 막는 데 힘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광화문 직장에 출근한 박모(32)씨도 "회사 동료들은 탄핵안 가결 당일과는 달리 사태를 냉철하게 평가하는 분위기"라며 "촛불시위 등 시민 집회도 평화롭게 진행되는 것을 보면 우리 사회도 한단계 성숙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날 시내에 쇼핑을 나온 윤모(47)씨는 "수준 이하의 정치권처럼 시민사회도 덩달아 분열양상을 보여서는 안될 것"이라며 "각계 지도층은 물론, 시민들도 힘을 합해 혼란스런 상황을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두 자녀와 함께 경기 용인 에버랜드를 찾은 주부 최모(38·경기 고양)씨는 "정치판이 아무리 시끄럽다고 해도 시민들은 자기 자리에서 맡은 바 일을 해야 한다"며 "시위에 참여하는 시민단체 회원들의 심정도 이해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차분하게 대응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젊은 층은 다시 취업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S대 4년 김모(26)씨는 "정치권에 넌덜머리가 나지만 연말에 취업을 해야 한다는 걱정 때문에 별다른 생각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휴일 겸 '화이트데이'를 맞아 관광지에는 젊은 연인과 가족단위 시민들이 몰렸다. 영동고속도로는 지난주 휴일과 같은 30여만대의 차량이 몰려 체증을 빚었고, 시내 극장가와 교외 유원지도 행락 인파들로 북적거렸다. 용평스키장에는 지난주 일요일과 비슷한 3,000여명이 몰렸고, 잠실 롯데월드와 용인 에버랜드 등은 지난주보다 더 많은 입장객 수를 보였다.

서울대 사회학과 이재열 교수는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들이, 역시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탄핵한 충격적인 상황이지만 집회나 시위를 통한 의견개진보다는 총선에서 각자의 투표권 행사를 통해 뜻을 표출하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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