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증시 퇴출 요건이 대폭 강화된 가운데 전액 또는 50% 이상 자본 잠식에 처한 상장·등록기업들에 대해 대대적인 투자유의 공시가 나왔다.14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사 가운데 조일제지, 신동방, LG카드 등 3개사는 자본 전액잠식 사실을 공시, 해당 주권에 대해 매매거래 정지 조치가 취해졌다. 또 삼양식품, 한솔텔레컴, 센추리, 현대종합상사, 수산중공업, 국제상사, 남선알미늄, 영진약품, 서울식품 등 9개사는 자본금이 50% 이상 잠식된 상태라고 공시했다. 드림랜드는 지난해 매출액이 50억원에 못 미쳤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13개사는 2003년 사업연도 회계보고서 제출 시한인 30일까지 회계보고서를 통해 자본잠식 또는 매출액 50억원 미만 사실의 해소를 입증하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 관리종목지정, 관리종목지정사유 추가 등의 절차가 진행되게 된다.
이 가운데 조일제지, 신동방, LG카드의 경우 감자, 유상 증자, 출자전환 등을 진행 중이거나 완료한 상태여서 실제 퇴출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상태다. 또 한솔텔레컴, 남선알미늄, 서울식품도 감자절차가 완료됐거나 진행 중이어서 관리종목지정을 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현재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있는 나머지 7개사 중 상당수는 관리종목지정 사유가 추가될 전망이다.
코스닥시장도 맥시스템, 아이트리플, 엑세스텔레콤, 엠바이엔 등 4개 종목의 자본전액 잠식과 서울이동통신, 현대멀티캡의 2년 연속 50%이상 자본잠식 상태를 확인하고 투자자 유의공시를 냈다. 이들 6개 기업은 역시 이달 말까지 자구책을 통해 현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즉시 퇴출된다.
코스닥시장은 또 가산전자, 무한투자, 성광엔비텍, 세넥스테크, 아이빌소프트, 아이엠아이티, 에쓰에쓰아이, 오리엔텍, 와이드텔레콤, 유펄스, 이지클럽, 제이스텍, 코리아텐더, 텔슨정보통신, 프로칩스, 한국스템셀, 한아시스템, 호스텍글로벌 등 18개 기업의 '자본잠식 50% 이상'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알렸다. 해당 기업은 사업보고서 제출기한까지 자본잠식률을 낮추지 못할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씨모스는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 감사의견을 받은 것이 확인돼 지난 9일 이미 등록취소가 결정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자본잠식을 이유로 당장 퇴출을 당할 기업은 눈에 띄지 않지만 자본잠식 종목들은 언제 상황이 바뀔 지 모르는데다 주가 안정성도 떨어지는 만큼 투자에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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