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가결 직후의 투매는 과민반응이다. 단기 반등세가 기대된다. 그러나 이 같은 반등이 견조한 상승 추세로 이어질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스페인 테러, 대통령 탄핵안 가결, 뉴욕증시의 급반등 등 지난 주말을 전후해 국내외의 엇갈린 변수가 숨가쁘게 터져나오면서 이번 주 증시 향방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뜨겁다. 대다수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따른 지수 급락세는 단기에 회복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외의 복합적인 변수를 감안할 때 단기 반등 후의 증시 향방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양상이다.'탄핵 정국' 증시 영향은 제한적
탄핵안 가결이 야기한 매도심리는 곧 진정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미 탄핵안 가결 당일인 12일 오후 1시부터 700억원대의 개인 저가 순매수에 힘입어 지수가 상승세를 탄데다, 무디스 등 해외 시각이나 외국인 투자자도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았다는 것이 근거이다.
여기에 스페인 테러에 따라 탄핵안 가결 당일 전세계 증시 급락세를 이끌었던 뉴욕증시가 전주말 급반등세로 돌아선 것도 국내 증시 정상화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투증권 종합자산전략팀은 "대통령 탄핵안 가결은 국가 신인도와 관련해 일시적인 원화 약세를 야기했으나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낙폭 과대 우량주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대우증권 한요섭 연구원 역시 "수출 부문이 국내총생산(GDP)의 60%를 넘어설 정도로 해외 경기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번 폭락을 수출 관련 대형 우량주에 대한 저가매수 기회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한 연구원은 "주목해야할 것은 지난 금요일 탄핵안 가결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중립적인 반응을 보인 외국인이 비중축소에 나설 지, 아니면 기존의 기조를 유지할 지의 여부"라며 "월요일 외국인의 행보를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세 전망은 기대 반 우려 반
하지만 '쇼크' 진정 이후 증시의 향방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탄핵 정국을 포함해 국내외 비경제적 돌발변수가 증폭될 우려가 여전한데다, 국내외 경기 회복 추세에 대한 기대감과 회복 둔화 우려가 혼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한 연구원은 낙관론에 무게를 두는 편이다. 그는 "향후 국내외 주요기업의 1분기 실적발표가 시작되면 펀더멘털 호전의 재확인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증시가 탄핵충격에서 벗어난 뒤 기업실적 호전에 따른 '어닝모멘텀(기업이익 증가 호재)'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교보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전 주말 뉴욕증시 반등 등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도 반등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문제는 이 같은 일시적 회복 보다도 최근 미국 증시에 본격 반영되고 있는 경기 둔화 리스크"라고 말했다.
이 회사 주이환 연구원도 10개월 만에 하락 반전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 그간의 경기회복세에도 불구하고 미국 재정적자와 경상적자가 방치할 수 없는 수준으로 악화한 점 등을 꼽으며 최근 미국 경기 모멘텀의 둔화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주 연구원은 "일단 5월까지 미국 시장은 어려울 것"이라며 '탄핵 쇼크'가 해소되더라도 섣불리 저가매수에 가담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