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권한이 정지된 노무현 대통령은 14일 오후 '칼의 노래'란 장편소설을 다시 꺼냈다. 김훈씨가 써서 동인문학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하면서 각오를 다지고 복권해 노량해전에서 전사하기까지 2년여의 파란만장한 일들을 담고 있다. 노 대통령은 여름휴가 직전인 지난해 7월에도 MBC TV '느낌표'에 출연, 이 책을 권장 도서로 추천했었다.그는 또 권오규 정책수석이 추천한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전기와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가 펴낸 '이제는 지역이다-지역 혁신 성공 사례를 찾아서'란 책도 읽기 시작했다. 대처 전 총리의 전기도 정치 역경을 극복하고 경제구조 개혁에 성공한 얘기들을 다룬 것이다. 독서 내용으로 볼 때 헌법재판소의 탄핵안 기각을 적극 기대하면서 복권 이후에 대비해 학습하겠다는 노 대통령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는 부인 권양숙 여사를 비롯한 가족들과 부속실 일부 직원, 경호원들과 함께 청와대 뒷산에 올랐다.
노 대통령은 탄핵안 가결 뒷날인 13일 청와대 관저에서 평소와 다름 없이 오전 5시께 기상, 간단한 운동을 한 뒤 TV 뉴스 시청, 신문 읽기를 마쳤다. 노 대통령은 이날 별다른 일정 없이 관저에서 밀린 보고서 등을 읽기도 하면서 휴식을 취하는 한편 탄핵 정국에 대한 구상도 가다듬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께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위로 전화를 받고 "어제 TV로 (탄핵안 처리 과정을) 보면서 정말 미안하고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날 낮에는 일부 수석·보좌관 등 참모진과 함께 오찬을 함께 하며 "총리를 잘 도와주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저녁 청와대 관저에서 해외 여행을 마치고 귀국한 문재인 전 민정수석을 만나 헌법재판소의 탄핵안 심리 과정에서 변호인으로 활동해달라고 부탁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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