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현대가가 현대그룹 경영권 분쟁 중재를 위해 주주제안 형식으로 현대엘리베이터 신임 이사 후보로 추천했던 이병규 전 현대백화점 사장 등 3명이 후보직 사퇴를 전격 선언, 범현대가의 중재 시도가 사실상 무산됐다. 이에 따라 30일로 예정된 현대엘리베이터 주주총회에서 현대그룹과 KCC간의 표대결이 불가피하게 됐다.이병규 전 사장은 13일 "현대가에서 나와 박용상 전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황병기 전 감사원 사무총장을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후보로 추천, 현대그룹과 KCC 양측의 동의를 구했으나 양쪽 모두의 동의를 받지 못해 다 함께 이사직 후보를 사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전 사장은 "이는 양측 가운데 어느 한 쪽이라도 주주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사퇴하겠다는 이사직 수락 당시의 약속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KCC측이 범현대가의 입장을 수용키로 한데 반해 현대엘리베이터측은 8일 이사회를 열어 현정은 회장과 최용묵 사장, 신복영 콤텍시스템 회장을 이사 후보로 확정, 사실상 범현대가의 중재를 거부한데 따른 것이다. 이 전 사장은 "조만간 현대가 차원에서도 논의를 거쳐 주주제안 철회 및 경영권 분쟁에 대한 입장 정리 등 관련 후속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범현대가의 중재가 무산됨에 따라 현대그룹과 KCC측은 표대결을 위해 범현대가와 소액주주들을 대상으로 치열한 위임장 확보전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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