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여부를 결정할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9명의 헌법재판관으로 구성돼 있다.대통령, 국회, 대법원장은 각 3인의 헌법재판관 추천 권한을 갖고 있다. 그러나 현 재판관중 노 대통령이 추천한 재판관은 한 명도 없다. 윤영철 헌재소장과 송인준, 주선회 재판관이 대통령 몫으로 임명됐지만, 이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 집권 시절인 2000년 9월 취임했다. 김영일, 김경일, 전효숙 재판관 등은 대법원장 지명 케이스로 정치적 지분 관계에서 제외돼 있다.
국회 몫으로 선출된 재판관은 권 성, 김효종, 이상경 재판관 3명이다. 권 재판관은 한나라당, 김 재판관은 한나라당과 민주당 공동추천 몫으로 2000년 9월 임명됐다. 올 2월 취임한 이 재판관은 민주당이 추천했다.
정당 추천 재판관의 경우 추천 당의 이념적 가치에 부합하는 인물일 것이라고 보는게 일반적이나 그렇다고 해서 정파성이 두드러진 인물이 헌법재판관에 임명되는 경우는 드물다.
한 법조계 인사는 "삼권분립의 상징적 의미가 클 뿐, 실제 재판에서 정치적 지향성이 반영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헌법재판관 9명의 개인별 성향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리나 전체적으론 '보수, 안정' 성향이라는게 법조계의 일반적 평가다. 물론 이는 정치적 보수성과는 무관한 개념으로, 가급적 기존 체제를 인정하려는 경향성이 두드러진다는 얘기다. 때문에 현직 대통령의 하야로 직결되는 파격적 결정이 나올 것으로 보는 견해는 많지 않다. 헌재 결정은 법적 판단이 우선이지만 사회적 가치 판단을 고려하며, 이럴 경우 재판관들의 경향성이 주요 변수가 된다. 판관 중 검찰 간부 출신인 주선회, 송인준 재판관이 상대적으로 보수적 색채가 짙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권 성 재판관은 다른 가치의 개입을 가급적 배제한 채 철저히 법리적 판단에 치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효종 재판관도 권 재판관과 비슷한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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