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의 자살 소식이 알려진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남씨 자택에는 친척과 회사 임직원 10여명이 찾아와 가족들을 위로했다. 부인 김모(53)씨 등 유족들은 문을 굳게 잠근 채 방문객의 얼굴을 확인한 뒤에야 출입을 허용하는 등 외부와의 접촉을 극도로 꺼렸다.대우건설 직원 한 명은 오후 5시께 집을 나서며 "가족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자살의 촉발제가 됐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말로 가족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가족들에 따르면 남 전 사장은 아침에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본 뒤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고 혼자 차를 몰고 나갔다고 한다"며 "유서는 없으며, 전날 밤에도 별다른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뒤늦게 자살 소식을 접하고 귀가한 아들(26)은 "아버지는 절대 자살할 분이 아니다"며 울먹였다.
검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남씨 조사를 맡았던 서울중앙지검 특수1,2부는 이날 오후 각각 긴급회의를 열어 조사 당시 상황과 내용을 확인하며 조사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점검했다. 특히 대우건설 비자금 사건과 관련, 1월27일 남씨를 마지막으로 소환해 조사했던 특수2부는 자신들이 수사했던 안상영 부산시장에 이어 남씨까지 자살하자 난감해 했다. 채동욱 부장검사는 "우울하다. 마음이 편치않다"며 "(남씨가) 정치인 로비사실이 밝혀지면서 심리적 공황상태에 놓여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침통속 비상회의
한편 대우건설은 비상회의를 여는 등 온종일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한 직원은 "회사가 흑자를 내면서 업계 순위도 올라가는 등 경영상태가 호전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안타까워 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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