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다 제 잘난 맛에 산다. 요새 목욕탕에 가면 김칫독에 동치미가 떠있듯 몸을 반만 탕 속에 집어넣고 있는 군상을 자주 본다. 방송매체에서 다룬 헛소리를 듣고 성경말씀인양 들어앉아 있는 것이다. 한심하고 기막히면서도 종교의 신도들처럼 성스럽게 보인다.이 말을 쓰려는 것은 아니나 목욕탕 속에 들어앉아 땀을 흘려봐야 나올 것은 몸 속의 쓰레기, 살도 아니고 단지 인간 몸의 70%를 차지하는 물뿐이다.
탕에서 밖으로 나온 사람들의 모습은 측은하기도 하고 어찌 보면 불쌍하다. 배만 볼록 튀어나오고 다리는 가늘고, 가슴도 두께가 얇고 폭 들어간 듯한 체격의 중년들. 그러면서 삼삼오오 나누는 얘기는 음식, 건강, 건강비법 등이다.
이제 목욕탕 풍경에서 비만과 체형으로 화제를 옮겨보자. 운동은 안하면서 몸에 좋다는 각종 음식과 비법만 따르고 술을 줄곧 먹다 보면 소위 내장비만의 전형적 체형인 큰북형의 체형을 갖는다. 큰북을 들고 있는 민속놀이의 고수 모습을 연상시킨다. 이른바 ‘똥배’다. 이러한 체형의 복부에는 지방뿐 아니라 배출되지 않은 가스나 변이 꽉 차있다.
흔히 복부형태에 따라 체형을 나누어 보면 ▲차렷형 ▲준비형 ▲물음표형 ▲오리형 ▲큰북형 ▲자루형 ▲건강형이 있다. 체형과 비만은 직접적인 관계는 없으나 큰북형은 내장지방이 가장 많이 쌓여있는 체형이다.
차렷형은 만성적인 소화장애 환자, 준비형은 장의 활동이 활발하지 않는 경우, 물음표형은 근육이 없고 변비가 심하며 창자가 손상된 사람, 오리형은 소화장애가 심해서 엉덩이를 뒤로 빼야 균형을 잡을 수 있는 경우, 자루형은 창자가 늘어지고 만성적인 변비ㆍ내장지방으로 불룩한 똥배가 생긴 경우다.
건강인의 경우 척추가 곧고 복부근육이 팽팽하며 가슴, 다리, 팔의 굵기가 균형이 잡혀 있다. 비만을 치료하는 목적 특히 내장비만은 질병적 측면에서 뿐 아니라 요새 말하는 ‘몸짱’면에서도 고려되고 있다. 건강체형을 갖는 것은 사회적으로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바람직하다.
살과의 전쟁! 해 볼만한 전쟁이다.
/윤방부 연세대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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