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 상공회의소 회장의 한국 정치권 비판은 우리 모두를 부끄럽게 한다. 윌리엄 오벌린 회장은 '투자환경에 대한 견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 경제에서 가장 큰 불확실성의 요인이자 근원지는 정치권"이라고 비판했다.한국에 진출한 미국기업을 대표하는 오벌린 회장의 비판은 투자자의 시각에서 나온 것이기에 우리에겐 더욱 아프게 다가온다.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정치권에 대한 성토와 비판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기업 하는 사람이나 생업에 매달린 민초들은 기회 있을 때마다 정치권에 정쟁을 끝내고 경제 회생에 힘써 줄 것을 호소해왔으나 돌아오는 것은 공허한 메아리 뿐이었다. 외국기업 대표로부터 정치권 비판 소리를 듣는 국민의 심사인들 편할 리 없다. 그러나 백번 옳은 비판을 못 들은 척 흘려 듣기엔 우리의 현실이 너무 다급하다.
도무지 개선될 기미가 없는 실업사태, 늘어만 가는 신용불량자, 줄을 잇는 중소기업 도산, 원자재 부족사태 등 우리 경제는 그야말로 좌초 직전의 상황에 처해 있다. 정치권은 말로는 민생 최우선, 일자리 창출 등을 외쳐댔지만 경제 발목을 잡기나 했지 득이 된 것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 민초들의 비명이 들리기라도 하는지 의문이다.
지금의 정치혼란은 대외신인도 하락, 불확실성 증대, 경제주체의 의욕상실 등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 우리 경제를 재기불능의 사태로 몰아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경제 방치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고 경제각료들도 슬금슬금 총선 올인에 장단을 맞추고 있다. 경제를 죽이지 않으려면 정치권과 정부는 위기의식을 갖고 안팎의 비판과 질책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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