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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라로 보내는 편지/엄마 없는 한달… 실감이 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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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라로 보내는 편지/엄마 없는 한달… 실감이 안나요

입력
2004.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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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그리운 엄마 보세요.저 둘째 딸 연주예요. 아직도 엄마가 이 세상에 안 계신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엄마가 병원에 누워 계시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엄마를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얼마나 무섭고 괴로운 일인지 깨닫고 있습니다. 엄마를 저 세상으로 보낸 지도 벌써 한 달이 돼 가는군요. 며칠 전 엄마가 오랫동안 치료를 받았던 병실을 찾았습니다. 엄마가 누워 있던 병실을 찾았지만 거기에는 다른 환자가 누워 있더군요.

엄마의 싸늘한 시신이 하얀 이불에 가려지고 마스크를 쓴 직원들이 엄마의 시신을 영안실로 옮기던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 납니다. 아, 엄마가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구나…. 나도 모르게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 내리더군요.

제가 어렸을 적에 엄마는 무척이나 건강하고 성격이 활달해서 친척과 이웃의 인기를 독차지했습니다. 그런데 40대 초반부터 찾아온 당뇨가 당신을 20년 이상 모질게 괴롭혔습니다. 당뇨라는 게 알고 보니 무서운 병이더군요. 갖가지 합병증 때문에 엄마는 엄청난 고통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아침마다 온몸이 붓고 한 쪽 귀가 잘 들리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지요.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조금이나마 운동을 하느라 애쓰시는 모습은 처절하기까지 했습니다.

우리 4남매는 당신이 고통과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도 아무 것도 해 드리지 못해 안타까웠습니다. 엄마는 입버릇처럼 "하루 빨리 내가 눈을 감아야 너희들이 편안할 텐데…"라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긴 병에 효자 없다. 아프면 얼른 세상을 떠야지"하는 말씀도 자주 하셨지요. 병마와 싸우는 일도 하루 이틀이지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그런 말씀을 하셨을까요.

저도 결혼해 아이를 기르고 있습니다.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고 건강을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라는 얘기가 가슴에 와 닿습니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을 보면 정말 대견하고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됩니다. 엄마, 그런데 아버님도 몸이 편찮으셔서 걱정입니다. 당신을 여의고 나니 마음이 허전해서 그러시겠지요. 엄마가 아빠에게 용기를 북돋워주시겠어요?

당신의 시신을 화장해 납골당에 안장했습니다. 엄마, 하늘나라에서는 편안히 계시지요? 그곳에서는 건강하게 지내시지요? 꿈속에서라도 보고 싶습니다.

/김연주·부산 동래구 반송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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