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원정에 나서려던 축구대표팀 서포터스 '붉은 악마'가 여성들의 경기장 출입 금지라는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이란 경찰당국은 10일 저녁 공문을 보내 "한국 여성의 입국은 가능하지만 안전을 보장할 수 없고 문화적 차이로 인해 이들의 경기장 입장을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이란 당국의 전격적인 통보에 따라 170명(김덕수 사물놀이패 20명 포함)의 응원단을 꾸려 17일 전세기편으로 떠날 예정이던 '붉은 악마' 이란 원정대의 응원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원정응원단 170명중 여성은 44명으로 이들은 이란이 여성의 경기장 출입을 금지하는 정책을 써온 점을 감안, 이슬람 여성이 쓰는 '히잡'을 머리에 두르고 비자 신청용 사진을 찍는 등 각별히 신경을 써왔다.
협회 관계자는 "축구는 주재 외교관 가족 등 외국인 여성에 한해 관람을 제한적으로 허용해 왔으나 이번에는 안전문제를 이유로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모든 여성의 관람을 금지시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단은 테헤란으로 출발하는 날까지 이란측과 조율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붉은 악마' 원정대의 유영운 단장은 "그 동안 당연히 모든 회원들의 경기장 입장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비난했다.
그는 "10일 밤 회원들을 긴급 소집해 논의한 결과 여성회원들이 경기장에 못 들어가도 일단 모두 테헤란에 가기로 했다"며 "외교부 등 당국이 끝까지 노력해서 우리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란 당국은 2001년 9월16일 열린 이란―아일랜드와의 2002월드컵 아시아―유럽 플레이오프 2차전때 아일랜드 여성 20여명에게 1979년 이슬람혁명이후 최초로 축구관람을 허용한 바 있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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