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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포커스/美 재정적자의 절반 한·중·일이 메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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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포커스/美 재정적자의 절반 한·중·일이 메워준다

입력
2004.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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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 일본이 미국의 쌍둥이(경상·재정) 적자를 메워주고 있다. 미국은 직·간접적으로 이들 3개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목, 통상·환율압력의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한·중·일 덕분에 부시행정부의 적자경제가 버티고 있다는 지적이다.대미무역흑자의 이면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교역에서 94억 달러의 흑자를 냈다.그러나 작년 1년간 외환보유액은 약 240억 달러 늘어났으며, 이중 절반이상은 미국 국채에 투자됐다. 무역에서 벌어들인 것보다 훨씬 많은 액수가 국채매입을 통해 미국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즉, 무역흑자→외환보유액 흡수→미 국채매입 방식으로 돈이 환류되는 상황이다.

일본과 중국도 마찬가지다. 일본은행(일본 중앙은행)은 지난해 1,670억달러, 인민은행(중국 중앙은행)은 310억달러의 미국 국채를 신규 매입했다. 일본과 중국 역시 막대한 대미 무역흑자를 내고 있지만, 흑자달러를 외환보유액 흡수한 뒤 미국 국채를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적자 메워주는 환율조작?

2003 회계연도 미국의 경상적자는 약 5,770억달러, 재정적자도 4,550억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한·중·일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으로 사들인 미국 국채 규모도 2,200억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앙은행이 사들인 국채는 미국 정부가 재정적자 보전을 위해 발행한 것. 결국 한·중·일 3개국이 국채매입을 통해 구멍난 미국 재정의 절반 가량을 메워주고 있는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막대한 쌍둥이적자에도 미국경제가 버티는 것은 해외자본이 지속적으로 유입돼 적자를 충당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선을 앞둔 부시 행정부는 현재 한·중·일의 외환보유액 증가를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목, 거센 통상압력 및 절상요구를 가하고 있으며 한국의 외환정책에 대해서도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한·중·일이 더 이상 외환보유액을 늘리지 않아 미국 국채매입을 중단한다면 과도한 전쟁비용지출과 감세정책으로 적자의 늪에 시달리는 미국재정(2004∼2008년까지 1조5,000억달러 추가적자 예상)은 심각한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이란 게 국제금융계의 지적이다. 도이치방크도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이 경상적자 축소를 위해 한편으론 통상·외환압력을 넣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재정적자 때문에 이들 국가들이 국채를 더 매입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지적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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