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오세헌 부장검사)는 9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60·사진)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검찰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이대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송씨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은 북한 조선노동당에 가입, 20여 차례 방북하는 등 역대 기소된 북한 인사 중 가장 서열이 높다"며 "저서 등을 통해 주체사상 학습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남한 사람들에게 암살이나 간첩 활동보다 더 큰 해악을 미쳤다"고 중형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송씨는 A4 용지 7매 분량의 최후 진술서를 낭독하며 자신이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라는 검찰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송씨는 이어 '다섯 마리 원숭이'에 대한 우화로 심경을 내비쳤다. 우화는 '나무 꼭대기에 전기가 흘러 바나나 따먹기를 포기한 원숭이 4마리가 전기가 끊긴 것도 모르고 다섯번째 원숭이가 나무에 오르는 것을 막고 있다'는 내용. 송씨는 "이 우화는 지식의 역할이 사회에 반드시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국가보안법을 신주단지처럼 모시는 국정원, 공안 검찰, 거대 언론, 일부 지식인들은 네 마리 원숭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송씨는 "네 마리 원숭이가 벌인 시끄러운 굿판이 결국 도깨비장난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밝혀 줄 그런 판결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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