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방송 프로그램의 수출 실적은 4,213만 달러로, 2002년 대비 46.2% 늘었다. 그러나 여전히 품목은 드라마에 집중돼 있고, 지역도 아시아를 넘지 못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송 프로그램의 해외 수출을 돕는 기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이런 점에서 최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프랑스 방송영상물 쇼케이스(전시회)를 연 'TV 프랑스 인터내셔널(TVFI)'는 눈길을 끈다. TVFI는 프랑스 방송영상물 해외수출의 창구 역할을 하는 비영리 기구. 영국의 BTDA, 독일의 GUD 같은 단체도 자국 프로그램의 해외수출을 돕고 있지만, TVFI처럼 상설기구로 활동하는 경우는 세계에서 유일하다.
"위성·케이블은 물론, 인터넷이 발달한 한국은 방송산업이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나라죠. 한국에 올 때마다 TV를 챙겨보는데 매우 역동적이라는 인상을 받아요."
마티유 베조(사진) TVFI 상무이사는 '한류 열풍에 대해 아느냐'는 질문에 "NHK가 한국 드라마 '겨울소나타'(원제 '겨울연가')를 방송한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아직 보지는 못했다"며 깊은 관심을 보였다. "TVFI는 1994년 제작사와 배급사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탄생했어요. 요즘 한국처럼 방송 프로그램의 해외수출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한 때였죠. 당초 회원사들이 낸 회비로 운영했는데, 이제는 국립영화센터와 외무부에서 예산을 지원합니다."
TVFI는 국제 방송영상 견본시에 프랑스를 대표해 참가하고, 외국 바이어들을 프랑스로 초청하거나 이번처럼 각 나라를 돌며 쇼케이스를 연다. 이를 통해 영세 제작사들도 외국 바이어들과 폭 넓은 접촉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또 해외시장 정보를 수시로 회원사들에게 제공하고, 홈페이지(www.tvfi.com)를 통해 1만7,000여개 프로그램을 5개 국어로 소개하고 있다.
베조 이사는 "이라크전이 발발했을 때 사담 후세인 관련 프로그램을 사이트에 올렸더니, 영국 BBC로부터 구입 문의가 왔다"면서 "이런 활동 덕에 프랑스 방송 프로그램의 수출액이 최근 5년 사이 두 배로 늘어났다"고 자랑했다. 그는 "한국에도 TVFI와 같은 단체가 생겨서 더 많은 프로그램이 해외에 소개될 수 있는 길이 열리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대성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