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1년 동안 해봐."11∼14일 서울 한전 아츠풀센터에서 열리는 피날레 공연을 끝으로 지난해 3월 시작한 제3회 '이문세 독창회 The Opera'의 마침표를 찍는 이문세(45). 많은 동료, 후배들은 그 결과를 두고 "부럽다"는 말을 건넨다. 하지만 "그러면 너도 시작해 봐"라고 맞받아 치면 누구도 선뜻 용기를 내지 못한다.
사실 이문세가 아니었으면 시작도 못했을 일이다. 지난 1년 동안 46개 도시에서 100회에 걸쳐 무려 18만 명의 유료 관객이 그의 콘서트를 관람했다. 좀더 쉽게 계산해 보자면, 그가 지난 1년 동안 무대에 서서 노래한 시간만 모두 550시간이다. 22일 동안 잠시도 쉬지 않고 노래한 것과 같다.
그 기록도 의미 있다. 공연계 전반이 고사하다시피 한 악조건에서 100회 공연이 전부 매진되는 대성공을 거둔 것도 충분히 기분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이문세가 더욱 기쁜 이유는 "새로운 문화를 전파한 전령사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이문세 독창회'는 좀처럼 공연장을 찾지 않던 30, 40대를 움직였다. 그의 공연에서는 계모임을 대신해 공연장을 찾은 아주머니, 아저씨들, 40대 부장님부터 말단직원까지 함께 신나게 몸을 흔들고 있는 직장인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매번 관객의 90% 이상이 '처음 왔다'는 이들입니다. 입소문을 듣고 처음 찾은 사람이 대부분인 셈이죠. 제 콘서트가 건전한 문화를 전파하는 기분 좋은 바이러스가 된 것 같아 뿌듯합니다"
1999년 시작해 2년마다 한번씩 여는 '이문세 독창회'는 그에게 가수로서 새로운 인생을 열어 줬다. 그의 말 그대로 "가수는 적령기가 따로 없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 주고 있다. 그는 공연에 뮤지컬 형식을 도입해 신선한 감각을 살렸고 관객들은 그와 함께 춤추고 노래한다. 어떤 젊은 가수의 공연보다 더 활력에 넘친다.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이 콘서트를 끝마친 것은 "국가 대표급 체력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일주일에 한번씩 산에 오르고 틈나면 배드민턴을 치는 것으로 건강을 관리한다.
이제 한 숨을 돌린 그는 올해 새 음반을 낼 예정이다. 평소 존경하고 아끼던 동료 가수 20명과 함께 자신의 인기곡을 듀엣으로 부를 계획. 조수미 윤석화씨와도 호흡을 맞출 계획이다. 더 가까운 계획은 뜻밖에도 "히말라야 등정"이라고 털어 놓는다. 그는 산악인 엄홍길씨와 매주 함께 등산을 할 정도로 절친한 사이. 3월 중순 히말라야로 떠나는 엄홍길씨 대열에 4월말께 합류해 일단을 베이스 캠프까지만 오를 생각이라고 한다.
그의 나이 벌써 마흔다섯.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고 끊임 없이 자신을 변화시켜 가는 그의 모습이 얄미울 정도로 보기 좋다. 마지막으로 남긴 그의 말처럼 그는 멋있게 늙어가는 듯 했다. "곱게 주책 안 부리고 늙어야죠. 지금까지 살아온 것에 얼룩이 되지 않도록." 공연문의 1544-0737.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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